- 2018년에 쓴 리뷰들

異之我...또 다른 나
- 작성일
- 2018.1.20
과학하고 앉아있네 2
- 글쓴이
- 원종우 외 1명
동아시아
내 스타일이 좀 오컬트적인 면이 있어서 점성술이나 마법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고, 귀신이나 괴물, 몬스터오 같은 것들에 대한 지식탐구를 심취했던 적도 있다. 그런 탓에 어릴 적엔 당연히 UFO도 있다고 믿었고 외계인의 존재조차 절대적인 믿음 그 이상이었다. 그러다 과학을 공부하다보니 이게...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불가능한지 단순도식화해서 설명하자면, 지구안에서는 뉴튼역학만으로도 모든 물리법칙이 설명되지만, 지구밖으로 나가려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상대성이론만으로는 가까운 별은커녕 태양계를 벗어나는 것도 벅찬 일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무엇'이 가능해져야 하는데, 현대과학으로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현재는 물론 가까운 미래에도 지구인이 생명체가 살 수 있을만한 다른 행성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구인의 과학보다 더욱 발전한 외계생명체가 지구를 찾아온다는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 것인데, 그 대표적인 상상력의 결과물이 바로 UFO(미확인 비행물체)다.
왠지는 몰라도 이런 상상력은 쉽게 지구인을 물들이는 모양이다. 가깝게는 달나라를 비롯해서 화성인과 금성인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이야기에서 이제는 너무 친숙한 안드로메다에 거주하는 외계생명체가 지구로 찾아온다는 이야기는 좀 올드한 스토리고, 슈퍼맨이나 토르처럼 외계에서 지구로 찾아온 신적인 존재가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 되는 것도 자연스럽고, 스타워즈를 비롯해서 스타트랙,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그린랜턴 등등의 영화가 익숙할 정도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긴 세이건이 말했듯이, 온 우주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살고 있다기엔 우주는 너무 넓다.
그러나 우주가 너무 넓기 때문에 외계인, 다시 말해, 외계지적생명체가 지구로 찾아오기 너무너무너무 힘들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간과한다. 글쎄, 나도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구 밖 우주는 너무나도 척박하고 생명체가 살기 알맞은 조건을 갖추기도 힘들지만 찾는 건 더욱더 힘들다는 사실, 또 설령 또 다른 지구가 있고 우리가 찾았다고 해도 우리가 직접 찾아가기에는 너무 힘든 일이니 그들이 찾아오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그들의 과학기술과 문명이 고도로 발달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사실, 그런데 그토록 발달한 그들이 굳이 덜 발달된 지구와 그들의 문명조차 이해하기에 한참 모자란 지구인을 굳~~이 찾아올 필요성은 또 무엇이냐는 의문에 다다르면 더욱 절망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우주의 변두리에서 주목받지 못한 채 쓸쓸하게 살다가 사라질 존재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렇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설령 우리가 온 우주에 단 하나의 지적존재라 하더라도 씩씩하게 살면 그뿐이고 보람차게 살아가면 그뿐일 것이다. 단지 우리의 지적호기심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암튼 밤하늘을 밤새도록 바라보며 꿈을 꾸던 옛시절이 떠오르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제는 외계인이 있든 없든 큰 관심이 없어졌지만 있다는 소식만큼은 꼭 듣고 싶다. 그냥...이유는 딱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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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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