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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8.4.1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 글쓴이
- 허영선 저
서해문집
"왜일까? 왜 그래야 했을까? 내내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삶과 죽음이 한 떨기 동백꽃만큼도 못했던 1948년 그해 초토화의 대참극을 가져왔던 4.3(...)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학살하는 참담한 일이 그렇게 오래 이 섬에서 계속돼야 했던가(...)"/153쪽
4월이 오면 미뤄둔 숙제를 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 한켠이 언제나 불편했다.올해는 기필코 한 권이라도 읽어야지 라고 수없이 다짐했던 시간들.그러나 4월이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계획도 내년으로 넘겨버렸다. 변명을 하자면 불편하고 아픈 역사를 마주할 자신이 생기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그러다 지난해 <토지>와 조정래의 <아리랑>을 읽으면서 소설을 통해 역사를 알아가는 방식도 괜찮구나 라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제주 4.3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게 한 소설 <순이삼촌>을 먼저 읽어보기로 결정.읽는 내내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믿고 싶었다. 물론 상상속 이야기라해도 이렇게 잔혹한 소설을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말이다.<순이삼촌>은 <토지>가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그날 제주도 라는 섬에서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난 것인지 질문을 던지게 해주었다.'4.3' 관련 책들을 검색하 던 중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을 것 같은 책 발견.제목에서 이미 나의 마음을 헤아려준 것 같았다.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제주 4.3 하면 가장 먼저 5.10 단독선거 반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로 일어난 사건 정도로 알고 있었다.그러나 불씨는 이전부터 이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바로 3.1절 28주년 기념행사를 하기 위해 모였던 관덕정광장에서 발생한 사건.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사건이였다.그러나 미군정입장에서 보면 작은 꼬투리라도 잡고 싶었을 터.시민들이 항의하는 광경을 마치 폭도라도 일으킨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갔으니..아마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주는 미군정에게 신경 쓰이는 섬이였던 모양이다.극히 작은 무장대원들을 찾아 내겠다고 수많은 사람을 죽이다니..이건 학살이다. 단 한 명이 죽었더라도 이유없이 죽였다면 학살인데..이유도 모른채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70여년 전에 이유도 알 수 없는 채로 사라져갔다.그리고 여전히 폭동과 항쟁의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4.3으로 불리는 사건.7년 7개월의 시간을 통해...미군정이 얻으려 했던 것은? 그리고 이승만정부가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은 사실 바보 같은 질문일지 모른다.그럼에도 저자가 한 말처럼 나는 왜? 그랬냐고 묻고 또 묻을수 밖에 없는 건 여전히 가해자였던 이들의 명확한 사과와 반성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노무현정부 들어 처음으로 국가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하지만,저자의 말처럼 진행형의 역사인 이유는,죽은자들에 대한 사과와 용서 그리고 처우가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지... 억울하게 죽게 된 이들에 대한 용서와 함께 살아남은자들의 슬픔도 제대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자살을 하고,환청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조금이라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수 있는,아니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단순히 배상,혹은 치료가 전부는 아닐게다.그날 그 현장에서 가해를 했던 이들에 대한 사죄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책에서 언급된 것 처럼 무고하게 죽어간 이들에게 씌어진 빨갱이란 주홍글씨도 사라져야 할 게다. 오히려 그날 그 시간 역사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4.3이 발생하게 된 원인부터 가해자들이 벌인 만행에 대한 객관적 기록과 살아남은자들의 증언으로 책은 구성되어졌다.(en시인의 만인보가 언급된 부분을 볼때는 감정이 복잡해기지도 했지만...) 살아남은자들의 증언을 읽을 때는 마음이 아파서 긴 호흡으로 읽어야 했다.그럼에도 읽어야 할 책이였고,읽기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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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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