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다! - 문학

지나고
- 작성일
- 2018.4.12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 글쓴이
- 원태연 저
자음과모음
알아!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p. 134)
누군가를 짝사랑하면서 이 문구에 공감을 참 많이 했더랬다. 지금은 상대가 누구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짝사랑도 언제 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메마른 마음은 아무래도 공감능력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 150만 부 기념 특별판『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을 읽으면서 더 그런 생각이 스쳤다. 원태연의 시가 일러스트레이터 강호면의 그림과 만났다. 자연스러운 조화는 스토리로 이어진다. 남녀 네 명의 감정이 오버랩된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웃는다.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는 이별을 한다. flashback으로 과거를 돌아보기도 한다. 과거에 해결되지 않는 마음은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표현해야 한다. 표현하지 않으면 바보 멍청이다.
바보와 멍청이
우리가 서로에게 한참 빠져 있을 때
나는 널 멍청이라 불렀고 너는 날 바보라 불렀지
우리 딴에는 애정표현이었는데 이제 생각해 보니까
진짜로 바보와 멍청이였지 싶어
그토록 좋아했으면서
유치한 자존심을 내세우고
지독히도 사랑에 서툴러
서로가 어렵게만 생각했던
바보와 멍청이였지 싶어 (p. 136~ 137)
바보와 멍청이는 비로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둘 사이에 끼게 된 남녀가 너무 쉽게 쓰이고 버려진다. 모로 가도 주인공의 사랑으로만 가면 된다는 식이랄까. 스토리에 갈등이 필요하니 일부러 넣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시보다 스토리가 앞서는 느낌이다. 어쩌면 나의 메마른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공감보다는 비판이 앞서는 것을 보면 그렇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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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