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기록장

황금사과
- 작성일
- 2018.5.22
마음 소화제
- 글쓴이
- 코이케 류노스케 저
소미미디어
책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읽기 전부터 떨렸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소화불량에 걸린 마음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게다가 2011년 최대 히트작 <생각 버리기 연습>의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의 마음 치유법이라는 책표지의 소개 글을 보는 순간 내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신세대 스님이 직접 그리고 쓴 마음을 치유하는 그림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건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현대인의 답답한 마음을 위한 처방전이라는 문구에 반하지 않을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틀에 갇힌 듯 매일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다람쥐쳇바퀴 돌듯이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큰 거부감 없이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현대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기에 이 책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
이 책은 젊은 스님이 직접 창작한 글과 그림을 4컷 만화 형식으로 묶어놓은 것이다. 그래서 차례대로 읽지 않고, 내 관심을 끄는 페이지의 글부터 읽어도 무방하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어떨 때는 책을 정해진 순서대로 읽는다는 것이 부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스트레스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것이 없어서 좋았다. 또한 글의 소재도 엉뚱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일상에서 흔하게 만나거나 접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더 깊이 빨려들었던 것 같다. 작가는 또 이런 일상적인 소재를 앞세워 우리들이 일상에서 잊어버리기 쉬운 사소한 이야기까지도 모두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완전히 만화형식은 아니다. 만화가 끝나면 간결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 에세이를 한 편씩 실어놓았다. 그러니까 만화와 에세이가 한데 어우러진 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런 형식의 글은 쉽게 만날 수가 없어서인지 굉장히 신선하고 좋았다. 이런 글을 이끌고 있는 등장인물들도 심상치 않았다. 예들 들어서 동장스님과 짹짹이, 야옹이, 곰돌이를 통해서 현대인들의 생활전반을 에둘러 희화화하고 있다는 점은 무척이나 독창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진실은 상대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어서 알아주는 게 아니라 관심이 있는 것처럼 연출해 자신을 길들이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어차피 우리가 상대에게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면 알아주는 것처럼 보였더너 태도도 사라지고 갑자기 거만한 태도로 변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잘못 끌려들어가 착취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준다.', '알아줬으면 좋겠다.' 라는 근질근질한 마음을 재빨리 미련 없이 버리세요. p. 124
이제 추석도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는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명절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만약에 벌써부터 명절증후군 조짐이 슬슬 보인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힐링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들고 다니면서 시간 날 때마다 한컷씩 읽다보면 마음을 답답하게 짓누르고 있던 스트레스가 사라지지 않을까? <마음 소화제>는 내용도 좋지만 편집도 시원시원하게 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알차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만화와 에세이를 한번에 만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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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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