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나난
- 작성일
- 2018.6.8
절대정의
- 글쓴이
- 아키요시 리카코 저
아프로스미디어
인간이라는 존재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단죄하고 나면 뇌의 쾌락을 담당하는 부위가 활성화하여 마약을 했을 때와 비슷한 쾌감을 얻는다고 한다.(306p)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융통성이 없다는 이유로 피디가 '무도리'라는 별명을 얻은 적이 있다. 유도리가 즉 융통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게임에 지면 밥을 먹지 못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쫄쫄 굶은 출연자가 겨우 오이 한쪽을 먹으려는 찰나에 그렇게 이름을 불러가면서 단정적으로 해야 했을까.
학창시절에 몰려 다니던 친구들이 있는가. 여기 여고 동창생 5명이 있다. 가즈키,유미코,리호,레이카 그리고 노리코. 원래부터 친하게 지내던 4명에 노리코가 나중에 합류해서 다섯명이 된 것이다. 사실 그맘때의 여고생들이라면 돌이 굴러가도 까르륵거리며 웃어넘길 나이가 아니었던가. 쉬는시간에 말하면 될 걸 괜히 수업시간에 쪽지를 돌리면서 아슬아슬한 스릴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고 선생님 눈을 피해서 만화책을 보는 것도 공공연히 있는 사실이다.
선생님들이 몰라서 넘어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들도 다 알면서 어느정도는 눈감고 넘겨주기도 하는 거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 노리코는 달랐다. 아이들이 보내는 쪽지를 들고 선생님에게 말을 한다. 선생님은 그저 그러지 말아라는 식으로 재미나게 이야기하며 넘기려고 하지만 노리코는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이 사건을 넘어가려는 선생님 조차 걸고 넘어진다. 이 아이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청소년 시절에 그렇게 어울렸던 그들은 나이가 들고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일을 하면서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만난다.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은 오랜만일 것이고 그때의 느낌으로 그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기로 한다. 어린 시절에 정의감이 투철했던 노리코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은 융통성있는성격으로 변했을가 아니면 여전히 그대로일까.
예전만 하더라도 고등학생들의 머리 스타일은 다 같았다. 긴머리는 허용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귀밑 몇센티였나 그런 규정이 있긴 했지만 자를 들고 직접 재는 선생님들은 없었으며 어느 정도는 허용이 되는 그런 기준이었다. 그랬던 시절에 노리코가 있었더라면 정말 공장에서 잰 듯이 규격화된 머리를 한 학생들만 존재하지 않았을까.
규칙이라는 것은, 법이라는 것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과 규칙 또는 규범은 다르다. 법은 강력한 제제를 한다. 그만큼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규칙은 어느정도 서로간에 합의가 있다면 영해를 구할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긴 법조차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지 않은가. 절도범은 당연히 잡아서 감옥에 보내야 하지만 너무 배가 고파서 어쩔수 없는 경우에 아이가 훔친 것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그것이 반복적인 행동이 아닌 이상 봐줄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노리코에게는 절대 허용될수 없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이야기 속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고 결혼을 한 노리코의 이야기는 빠져있다. 왠지 궁금해진다.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절대정의를 주장해 온 노리코가 어떤 대학생활을 했을지, 그리고 어떤 남자를 만나서 연애를 했을지, 아이를 낳을 때는 어땠지 그 상황상황 하나하나가 모두 궁금해진다.
원리 원칙만을 고집하던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읽는 동안 노리코의 행동 대문에 숨이 막히고 답답해지는 것은 이 이야기를 읽을때 피할수 없는 부작용이다. 주위에 노리코같은 친구가 없기를 다행이라 여길수도 있다. 새로운 이야미스의 탄생, 즐겨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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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