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

오우케이
- 작성일
- 2018.6.14
당신과 나 사이
- 글쓴이
- 김혜남 저
메이븐
프랑스의 작가 라 로슈푸코는 “세상 사람들이 다 사라져도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하물며 자기가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은 더 큰 잘못이다.(p306)”라고 말했다. 그렇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우리는 어울리지 못해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들어가도 며칠이 지나면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혼자서 살수는 있지만, 사람을 그리워한다.
하루 종일 말을 하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을 만나면 말을 하고 싶어 한다. 결국 사람이 만나고 싶다. 매일매일 사람들에 치여 사는 사람들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누구는 만나고 싶고 누구는 만나기 싫은 것은 바로 상대방과 나와의 거리가 적절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현상일 것이다. 에드워드 홀 박사의 말하는 거리의 법칙은 4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물론 문화에 따라 거리의 법칙은 다르지만 저자도 에드워드 홀 박사가 말한 대로 그 기준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때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밀접한 거리, 개인적인 거리, 사회적인 거리. 공적인 거리’로 나뉜다.
밀접한 거리(Intimate Distance Zone)는 0∼46cm미만으로 사랑을 나누고, 맞붙어 싸우고, 위로해 주고, 보호해 주는 등의 행위가 일어나는 거리를 말한다. 소리보다 촉감이나 후각 등의 감각이 주요 소통 수단이 된다. 가족이나 연인처럼 서로의 친밀도가 가장 높은 관계에서 나타나는 거리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다지 가깝지 않은 사람이 불쑥 이 거리를 침범해 들어오면 사람은 움츠려들고, 긴장하며, 불안해하면서 위협을 느끼게 된다. 즉 자기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거리이므로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 된다.
가족관계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상처를 줄 생각은 아니었지만, 상처를 주게 되는 것이다. 가족들에게 함부로 화를 내고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쌓여서 나이가 들게 되면 어린 시절의 상처나 고통을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행하는 것이다. ‘대물림’이 된다. 그래서 가족 문제가 힘들고 풀기 어려운 까닭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화목한 가정은 안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잘 해결하는 집이다.
개인적 거리(Personal Distance Zone)는 46cm∼1.2m이다. 접촉을 꺼리는 사람들이 일정하게 유지하는 거리를 지칭하기 위해 원래 동물학자 하이니 헤디거가 사용한 용어로 서로의 팔 길이만큼의 사이를 뜻한다. 그것은 곧 손을 뻗으면 상대방의 손발을 잡을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주로 친구나 그만큼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타난다. 접촉보다는 주로 대화로 의사소통을 하며 적당한 친밀감과 동시에 어느 정도의 격식을 필요로 한다. 가벼운 스킨십을 하면서 다가갔을 때 상대방이 편안해하면 호감을 느낀다고 볼 수 있다.(p63)
현대에는 SNS가 발달되다 보니,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도 SNS를 한다. 그럴 때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거리감을 느낀다. 한 팔정도의 거리에 있는 사람이 바로 친구다. 그냥 친구가 아닌 친한 친구다. 그래서 친한 친구 3명이면 인생은 성공했다고 말한다. 친한 친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진정한 우정은 느리게 자라는 나무와 같다고 조지 워싱턴은 말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도 “좋은 친구를 얻으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Zone)는 1.2m∼3.6m로 지배의 한계를 넘어선 거리다. 어떤 특별한 노력이 없는 한 상대방과 닿지 않고 그럴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비개인적인 업무가 행해지며 사무적이고 공식적인 성격을 띤다. 사적인 질문이나 스킨십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대화에서도 격식을 갖추는 예의사 요구된다. 회사 사무실이나 넓은 공간에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둔 소그룹의 회의나 모임 등이 이에 속한다.(p64)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거리이다. 필요에 의해서 만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필요할 때 생기는 거리이다. 직장에서 자주 만나다보니 친구가 되었다고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친구는 아닌 동료이다.
공적인 거리(Public Distance Zone)는 3.6m∼7.5m인데, 이는 개인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과정된 목소리와 함께 몸짓이나 자세 등 비언어적 의사 전달 수단이 요구된다. 교사와 학생, 연극배우나 가수, 강사와 청중 사이의 연설이나 강의 등에 필요한 거리다.(p64)
거리를 둔다는 것은 너무 가깝지도 않고 서로 멀지도 않은 거리를 말한다.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가 말한 고슴도치 딜레마처럼 말이다. 그 최적의 거리가 인간관계를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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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