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청아3651
- 작성일
- 2018.6.19
삼귀
- 글쓴이
- 미야베 미유키 저
북스피어
미시마야는 에도 멋쟁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유명한 주머니 가게이다. 2년 전 초가을부터 주인 이헤에의 조카인 오치카라는 소녀가 같이 살기 시작했다. 이헤에의 명을 받고 '흑백의 방'이라 이름 붙인 객실에 초대된 이야기꾼을 불러 그 사람으로부터 신기한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한다. 일명 '괴담 자리'이다. 미시마야의 방식은 특이하다. 말하는 이가 한명, 듣는 이도 한명이다.
이곳에서의 규칙은 단 하나 듣고 잊어버리고, 말하고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없이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네 가지의 괴담 이야기를 다룬다. 절품 도시락 가게 주인장에게 달라붙은 귀여운 귀신에 얽힌 이야기, 죽은 가족을 그리워하던 화가를 둘러싼 기이한 이야기, 산속에 고립되어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의 애절한 이야기, 마음의 나이가 열네 살에 멈춰 버린 노파에 관한 이야기 들이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일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에도 시대는 16세기~18세기 초반까지 호황을 누렸던 시대라고 한다. 무사계급들이 농,공, 상의 서민 계급을 지배하던 시절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제목과 책소개의 짧은 글을 보았을때는 어떤 이야기일지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귀신이야기, 요괴 이야기등을 다룬다고 하니 말이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야기들은 잔잔했고, 지겨우리만치 조용했다. 내가 일본의 문화와 그 시대의 역사적인 내용을 몰라서일까?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책이 가독성이 그리 좋지 않은것도 있다. 분량은 작으마치 650페이지에 달하는데 말이다. 일본의 전래동화를 나열해 놓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일본 고전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은 좋아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비추천한다. '화차'를 지은 작가이기도 해서 기대했지만 나에게는 큰 공감이 되지 않았던 책이었다. 에도 시대를 다룬 다른 책도 한번 도전 해봐야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네 가지 괴담을 잠깐 소개하겠다.
1. 미망의 여관
[P 164~165] 죽은 사람을 도로 불러 오기 위해 산 사람이 한 명 희생된다......중략
"그림에 담긴 나의 바람과 초롱 축제를 대신할 만한 것을 만들자는 마을 화가들의 한결같은 열의가 더해져서 마침내 저세상으로 통하는 문이 열려 버린 거야. 그러니까 그림이 사라지면 전부 끝날 게다. 분명히 끝나겠지. 아마~~끝날 게야."
[P 215] "환상이었다면 어디에선가 불쑥 돌아올 거에요.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을 때까지는 어떻게 해도 살아가야만 하니까요."
2. 식객 히다루가미
[P 257] 히다루가미는 '아귀'라고도 부른다. 산길이나 들길에서 쓰러져 죽은 사람의 영혼이며 요괴이다. 이것에 씌면 갑자기 심한 공복을 느끼고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만다.
3.삼귀
[P 381, 383] 호라가모리 마을은 정말 가난했다. 세이자에몬이 나름대로 각오했던 것보다 더 가난했다. (중략) 산촌 생활은 처음이다. 당연히 낯설고 적응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런 와중에도 '이 마을의 모습은 이상하다'고 할 만한 점을 몇가지 발견했다. 우선 노인과 아이가 없다.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아기나 어린아이는 키우지 않고 노인이 될 정도로 오래 살지 못한다는 뜻일까, 어쨌거나 아래로는 열한 살과 열세 살의 형제, 위로는 사십줄의 남자까지 있을 뿐 그보다 연상도 연하도 없다. 그 사람들이 모두 매일 살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
4.오쿠라님
[P 514] 상당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다. 손님에 대한 예의를 빼고 말하자면 피골이 상접한 노파다. 등이 굽어 있는 데다 아래턱을 내미는 듯한 자세로 앉아 있다. 덕분에 기모노를 여민 부분이 목까지 너무 올라오고 목 뒷부분은 꼴사납게 깊이 내려가 있어, 목덜미에서 등 위쪽까지 다 보인다.
놀랍게도 머리를 시마다마게로 묶고 후리소데를 입고 있다. 두가지 모두 젊은 처녀의 차림새다. 기모노는 대담한 줄무늬이고 마를 쫓는 부적이라는 의미도 있는 귀여운'삼잎' 무늬가 있는 검은 공단 주야오비를 맞추어 입었다. 꽃비녀도 화려하고 아름답다.
[P 516] 현세의 모습은 노파지만 마음은 젊은 처녀, 그런 꿈을 꾸고 있는 이야기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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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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