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하늘과책
- 작성일
- 2018.6.21
곰돌이 푸
- 글쓴이
- 앨런 알렉산더 밀른 저
F(에프)
곰돌이 푸를 생각하면 꿀단지를 안고 앞발에 꿀을 묻혀 행복해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사실 <곰돌이 푸>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본 적이 없고 책을 본 적도 없다. 애니메이션의 장면은 생각이 나고 캐릭터의 느낌은 알고 있지만 제대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인듯하다. 나처럼 애니메이션이나 책을 통해 곰돌이 푸를 만나보지 못했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동심으로 이끌어 주고 생각만으로 사랑스러운 푸를 만났다.
위니 더 푸, 곰돌이 푸와 함께 아바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크리스토퍼 로빈. 아빠는 곰돌이 푸와 크리스토퍼 로빈을 이야기에 등장시킨다. 아빠의 이야기를 통해 크리스토퍼 로빈은 마치 자에게 실제 일어난 일처럼 빠져든다. 그냥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이 되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 피글렛, 토끼, 이요르와 올빼미, 캥거와 루과 함께 하며 엉뚱한 일들이 벌여지며 때로는 순진하고, 때로는 꾀를 부리지만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사랑스러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꿀을 따기 위해 풍선을 이용하며 작은 먹구름으로 변장하려던 푸가 풍선을 잡고 있느라 일주일도 넘게 팔을 위로 뻗은 채 공기 중에 떠있었던 에피소드에서 곰이 푸라는 이름을 갖게 된 진짜 이유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푸의 엉뚱하지만 순진한, 그래서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친구들은 뭘 하고 있을까?, 내가 다른 친구들이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하던 푸는 친구 토끼가 사는 모래 언덕에 커다란 구멍으로 들어갔다가 토끼가 주는 꿀과 연유를 너무 많이 먹어 나가려다 구멍에 끼기도 하고, 피글렛과 함께 우즐을 사냥하려던 푸는 무서움을 느낄 때 크리스토퍼 로빈이 나타나줬으면 생각하는 모습에서는 크리스토퍼 로빈에 대한 커다란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그런 푸에게 항상 "바보 곰 같으니라고."라며 핀잔 아닌 핀잔을 주지만 "그래도 넌 세상에서 제일가는 곰이야."라며 애정을 보여준다.
푸도 엉뚱하지만 친구들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려거나 도움을 주려 한다. 우울하고 비관적인 나이를 지긋이 먹은 회색 당나귀 이요르가 자기의 몸의 일부처럼 매우 좋아하는 꼬리를 잃어버리자 푸는 이요르의 꼬리를 찾아 나선다. 그런 푸에게 이요르는 '진정한 친구'라고 말한다. 이요르의 꼬리를 찾기 위해 다른 방면에서는 유식하지만 글쓰기는 부족한 올빼미를 찾아간 푸. 그리고 숲 전체를 통틀어 글씨를 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크리스토퍼 로빈이 이요르의 꼬리를 찾아 원래 자리에 다시 박아준다. 이요르가 고리를 잃어버리자 슬프고 괴로워하며 꼬리를 다시 찾아 뛸 듯이 기뻐하는 이요르의 모습에 덩달아 신이 나서 뒤를 따르는 푸의 모습에서 친구를 걱정하고 함께 기뻐하는 따뜻한 푸의 마음이 보인다.
헤랄룸푸를 잡기 위해 덫을 만드는 푸와 피글렛. 꾀를 부르는 피글렛과 꿀 앞에서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깜빡할 정도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푸. 꿀 때문에 토끼 굴에 끼어 나오지도 못하고, 단지에서 머리를 뺄 수 없어 곤란해하는 푸의 모습을 보며 크리스토퍼 로빈은 "푸! 이런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라며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자신의 생일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자 항상 우울하고 비관적인 이요르는 자신을 딱하다고 생각한다.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다며 자조하는 이요르의 모습을 본 푸는 불쌍한 이요르를 위해 당장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자신이 아끼는 것을 선물하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푸. 하지만 꿀 앞에서 항상 흔들리는 푸의 모습은 웃음을 준다. 우울하고 비관적인 이요르지만 작은 것에 행복해하고 친구들을 걱정한다.
언젠가부터 숲속에 살기 시작한 캥거와 아기인 루를 쫓아내기 위한 피글렛, 토끼, 푸의 에피소드와 크리스토퍼와 숲속 친구들이 북극을 발견하러 탐험을 떠나면서 위험에 처하지만 힘을 합쳐 이겨내고 서로를 걱정한다. 꾀가 많은 피글렛은 위험에 처했을 때 푸를 두고 혼자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자신이 위험에 처했을 땐 푸를 떠올리며 혼자 말고 둘이 같이 있다면 훨씬 더 힘이 될텐데라며 생각한다. 바보 같은 곰이라며, 머리 나쁜 곰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영리하고 용감한 면도 보이는 푸. 무엇보다 친구를 걱정하는 푸의 마음이 돋보인다. 머리가 나쁜 곰이 아닌 세상에서 최고로 멋진 곰인 푸. 꿀과 먹는 것을 좋아하는 꿀 앞에서 무너져버리는 모습마저 사랑스러운 푸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서로를 걱정하고 도움을 주는 모습이 웃음을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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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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