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번연의 <천로역정>은 사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품이에요. 신앙생활을 전혀 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고전에 대한 관심도 그다지 많지 않아서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이번에 구역모임을 하면서 이 책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대표적인 기독교 고전이라는 얘기를 듣고 한 번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CH북스에서 출판한 <천로역정>을 읽게 되었어요.
CH북스에서 출판한 책들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원문을 충실히 번역했다는 점도 있지만 앞부분에 작가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해설을 수록해 독자가 원문을 읽기 전에 기초적인 지식을 먼저 갖출 수 있다는 점이에요. 또한 이 책에서는 루이스 레드 형제가 그린 삽화가 함께 담겨 있어서 원문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 책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크리스천이라는 주인공이 성경을 묵상한 후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하나님 나라를 찾아가는 여정과 크리스천의 아내가 자녀들과 함께 남편이 알려준 생명의 길을 따라 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에요. 작가는 이 작품에서 다양한 성경적 알레고리, 은유, 상징을 사용하여 성도로써 살아가야 할 과정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어요. 또한 작품의 많은 부분이 대화체로 되어 있고 성도의 영적 투쟁을 비유의 방법으로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요.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원문에도 없던 소제목을 넣어 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예수님을 만나 천국을 향해 간 크리스천의 모습은 모든 믿는 자들의 모습, 또한 제 자신의 모습이겠죠. 때로는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기도 하지만 주님이 오시는 그 날까지 올바른 신앙인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늘 기도와 말씀으로 제 삶을 채워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