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내가 읽은 책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18.7.18
밤의 괴물
- 글쓴이
- 스미노 요루 저
소미미디어
큰 아이는 사춘기를 구렁이 담 넘듯이 지나갔고, 작은 아이는 여전히 치열하게 전쟁 중이다. 나와는 늘 전쟁을 치르지만, 아이들은 친구들과는 잘 지내고 있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우리 어릴 때도 왕따 비슷한 것은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대 놓고 따돌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적당히 말을 걸고, 웃어주고, 무리에도 끼워주곤 했었는데 요즈음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기묘하게 친구를 따돌리는 행동은 때론 악질적이기도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강하게 말하는 아이가 있다면 이런 일이 사라졌을까? 우린 관심 없다는 이유로, 혹은 내가 그 상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적당히 무시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방관자가 되곤 한다.
뭐든 적당한 존재감을 갖고 있는 중학생 나 아다치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밤만 되면 괴물로 변한다. 괴물로 변하는 것을 제외하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중학생인 아다치는 어느 날 밤의 학교에서 야노를 만난다. 야노는 독특한 말투에 친구들에게 무시당하지만 끈질기게 말을 건다.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수시로 넘어지고, 서툴기에 나쁜 쪽으로 눈에 띄는 존재다. 이런 야노를 반 아이들은 따돌리고 괴롭힌다. 마치 벌레 인양 기피하고 무시하고 다양한 형태로 괴롭힌다. 누군가 실수로 야노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 그 아이도 자연스럽게 야노 된다. 그런 야노와 얽히지 않으려 했던 아다치. 그러나 아다치는 매일 밤 학교에서 야노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 대해 알아간다. 야노에 대해 알아갈수록 아다치는 친구들이 야노에게 하는 행동이 조금씩 거슬리고 마음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감정들이 싸움을 시작하는데...
만약 내가 아다치라면, 야노를 괴롭히는 다른 친구들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아마 우린 침묵이라는 이름으로 그 상황을 동의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아니니까, 괜찮다는 생각으로.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나는 안다. 그럼에도 난 자신 있게 야노의 편에 서지 못할 것이다. 뭔가 공기가 달라지는 기운을 내 스스로 짊어지고 싶지 않을 테니까. 사람에게는 이렇게 양면의 감정이 있는 것 같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 한 켠과, 나는 아니니까 그냥 놔두자는 마음. ‘안녕’이라는 말 한마디,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말이었던가?
마음 아프면서도 슬프면서도, 내가 그라면 혹은 내가 그 아이의 부모라면 어떤 감정일지 만감이 교차한다. 우린 크고 작은 나만의 괴물들이 내 안에 존재하는 것 같다. 누군가는 그 괴물을 커다랗게 키우며 살고, 누군가는 괴물의 존재가 있는지 모른 채 살아간다. 가능하면 괴물을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사람의 감정은 아무도 모르는 것. 적어도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의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누군가를 상처 입게 하는 일은 줄어들겠지? 사춘기는 누구에게나 오는 거겠지만, 이렇게 악질적인, 친구를 왕따 시키는데 에너지를 쏟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 모든 행동들이 부메랑 되어 나에게 화살로 돌아 올 수 있다는 걸 잊지 않고. 사춘기 아이들과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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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