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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글쓴이
이라영 저
동녘
평균
별점9.3 (20)
아그네스

<여성혐오를 혐오한다>에서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는 "성별 이원제의 젠더질서 속에서 성장하는 이들 가운데 여성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자가 "여자로 태어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 여자가 "여자로 태어나 손해"라는 생각은 성차별 사회에서 여성혐오, 여성멸시를 남녀가 제각기 느끼는 방식이다. 페미니스트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성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페미니스트다.

 

  우리 사회가 완벽한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듯 완벽한 페미니즘도 환상일 뿐 모두 과정 속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의 페미니즘을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메갈리아'와 '워마드'가 전부인 양 그들의 치부를 드러내며 '진짜 페미니스트'인지 아닌지 검증하려드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나는 '메갈'이나 '워마드'로 오해받을까 봐 조심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조심하도록 만드는 권력이 바로 내가 대항하는 권력이기 때문이다." "나는 '진짜'를 지향하지 않는다. '진짜'가 되려는 윤리적 욕망은 타인을 폭력적으로 규정짓고 배치하며 제압할 위험이 있다. '진짜'를 정의하고 선택하는 권력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소수자를 향한 구별과 차별, 그리고 억압이 얼마나 다양하게 이루어지고있는지 말한다. "몸의 구별은 차별의 기초"로 작동한다. 우리와 다른 피부색, 장애인, 다른 방식의 성관계를 갖는 사람을 차별하고, 남자가 아니면 여자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성애'만 정상으로 간주한다. '성역할'에 따른 차별은 차별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이루어진다.

"구별의 기준이 선명해질수록 차별이 문화로 안착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혐오는 주로 이러한 구별과 밀접하다. 이분법은 혐오를 설계하는 중요한 지침서로 작용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다. 칭찬은 고래를 길들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칭찬을 누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칭찬은 권력관계를 정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여성은 주로 외모와 차림새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듣는다. 또 요리솜씨를 칭찬하며 "이제 시집가도 되겠다"고 한다. 이러한 칭찬은 모두 성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또 여자에게 '몸매'와 '애교' 많음을 칭찬하며 기존의 여성성에 가둔다. 지금도 많은 여자들이 '요즘 여자들과 다르다'고 칭찬받는다. 그러나 '요즘 여자들'은 대체 어떤 여자들인가.

"칭찬은 평가의 다른 방식이다." "어떤 칭찬은 발화자의 고정관념이 반영되어 있다. 성별 고정관념, 지역에 대한 차별적 의식, 세대에 따른 편협한 관념을 비춘다. 그래서 '여자 치고, '젊은 사람 치고', '전라도 사람 치고' 등의 말이 붙은 칭찬을 한다."

 

 진짜와 가짜,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 순수와 비순수의 구별은 '우리'와 '타자'를 나누는 차별의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완벽한 진짜'만 허락된다는 생각은 다양한 목소리의 경합을 막고 성장을 억압하는 것이다. 시위의 배후를 찾고, 전문 '꾼'으로 몰고가며, 남성혐오자로 낙인 찍고, 진짜 유가족, 진짜 페미니스트를 헤아리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은 신이 기성품으로 던져주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경합하고 성장하면서 완성해가는 것이다.

"수많은 오류와 실패를 반복하며 길을 알아갈 권리가 있다. 누구도 그 권리를 박탈할 수 없다. 실패를 쌓아 균열을 만들 권리가 있다. 실패조차 하지 못하면 영원히 고립된다. 완벽하지 않아서 부정당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무엇으로 불리든, '메갈리안'이든 '온라인 페미니스트'든 '게이'든 '남성 페미니스트'든, 그 누구든 일단 페미니즘에 대해 더 참여적으로 발언하는 현실이 침묵을 강요당하는 것보다 낫다."

 

 미투운동으로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에서 비난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페미니즘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다양한 구별과 차별이 어떻게 성차별로 이어지는지, 예술사회학을 연구하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명화와 영화를 다르게 보는 뜻밖의 경험도 만난다. 무엇보다 지금 여기의 한국 페미니스트가 과하게 지적받고 있는 현실에 왜 저항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지금 진행되는 한국 페미니즘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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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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