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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다이어리
  1. 리뷰를 믿어 (고전 역사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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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역사의 역사
글쓴이
유시민 저
돌베개
평균
별점8.8 (274)
신통한다이어리

1.

교양인이 되고 싶다면 동서양 고전을 읽으라는 말이 있다. 고전을 읽어야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말에 끌려 『역사』와『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펼쳤다가는 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두 권 모두 한국인이 읽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해력 부족을 자책하거나 어럽게 썼다고 저자를 원망할 필요는 없다. 독해가 어려운 것은 낯선 정보가 너무 많아서다. 모르는 정보가 많으면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들고,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텍스트에 몰입하기어려워진다.

- P.51

 

『역사의 역사』는 총 아홉장으로 성된 역사에 대한 역사 책이다. 그러니까, 역사책들을 읽고 느끼 점, 아쉬운 점, 개선할 점 등을 포함해서 써 놓은 역사책에 대한 요약서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역사의 역사』라고 해서 아주 쉽게 써졌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낭패감이 들 수 있다. 쉬운 역사책도 있지만, 어렵기도 한 역사책 여러 권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니.

이렇게 여러 권의 역사책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책은 없을 것이다. 물론, 『역사의 역사』는 전통적인 역사책은 아니므로, 읽는 방식에도 다소의 변화가 필요하겠다. 역사책 읽듯이, 쭈욱 훑어보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역사의 연구』를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나의 방식은, 한 장을 읽고 조금 쉬었다가 또 그 다음 한 장을 보고 그랬다. 물론, 그래서 읽는 데에 며칠은 걸렸지만.

 

2.

지독해 재미없게 글을 썼던 랑케가 '역사의 역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학문적 업적이지만 다른 하나는 치명적이고 중대한 인식의 오류다. 랑케의 업적은 오류덕분에 빛나며, 오류는 업적 때문에 돋보인다. 19세기 중반 이후 서구 역사학은 그가 이룬 업적의 토대 위에서 그가 저지를 오류를 극복하면서 가지를 뻗고 꽃을 피웠다. 이런 인물을 빠뜨리고 역사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P.127

 

이미 요약해 놓은 글을 또 다시 요약하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이런 방식을 택했다. 그것이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하다는 생각 때문에. 『역사의 역사』에서 다루는 인물들과 그들의 사상, 그들의 역사적 관점은 아마도 현재의 인류에 어느 정도, 또는 대단히 큰, 가치가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일 것이다. 그래서, 『역사의 역사』는 대단히 큰 가치를 가진다. 이 책을 어렵게 느끼든, 쉽게 느끼든 『역사의 역사』가 주는 가치는 대단히 클 것이다.

 

카는 역사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역사가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작업하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고 책을 썼다. 내용을 다 이해하면서도 즐기지는 못해도 저자가 말하고하 하는 바를 파악하기만 하면 된다.

- P.222

 

모든 책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또 그럴 수도 없다. 적어도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 그 책이 주는 가치의 진성성만 느낌으로 알아도 충분하다. 진정성 있게 쓰여진 글이라면, 그 진성성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이해하지 않아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더라도.

 

3.

'자연 파괴'는 인간의 관점이 들어간 말이다.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자연은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변형될 뿐이다. 인간은 지구의 바이러스이며, 도시는 인간이라는 바이러스가 만든 피부병이라는 말이 있다. 지구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지구에 깃들어 산다고 볼 경우 지구에게 인류의 멸종은 다른 종의 멸종과 하등 다를 게 없다. 하라리는 인류 중심의 좁은 시각을 벗어던지고 자연과 다른 모든 생명에게 감정을 이입한 상태에서 자신의 생존 방식과 그것이 초래한 결과를 보라고 권고하기 위해 다른 사피엔스에게 이처럼 냉담하게 말한 것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토록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으며 어디로 가려하는가? 『사피엔스』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책이다.

- PP.313~314

 

고백하건대, 나는 인격이 훌륭한 성자가 아니다. 욕심 많고, 조금은 게으르고, 때론 질투심도 생기고, 누군가의 섭섭한 말투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달리지 않는 댓글로 서운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기적이까지도 한, 아주 평범한 한 인간일 뿐이다. 그리고 무언가가 이루어지면, 정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그야말로 나를 감출 줄 모르는 인간이기도 하다.

어제 충혈된 한쪽 눈 때문에, 화면을 보기가, 책을 보기가 힘들어, 하루를 온전히 잠으로 날려버린 마음에 속상해하는, 그러면서도 또 아직도 낫지 않은 눈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주 나약한 인간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내가 『역사의 역사』를 읽으면서 통찰해낸 나의 본 모습이다.

 

역사의 역사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의미를 알면, 시간이 지배하는 망각의 왕국에서 흔적도 없이 사그라질 온갖 덧없는 것들에 예전보다 덜 집착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해 주었다.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인생을 자신만의 색깔을 살아가려고 격려했다. 내가 배우고 느낀 것이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졌기를!

- P.320

 

이런 나의 모습이 변할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느끼는 감정들, 내가 느끼는 생각들 그대로 나의 모습이 되어가고, 나의 마음이 되어가고, 나의 인생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역사의 역사』는 그런 내 모습을 온전히 살아가라고, 그것이 곧 역사가 되는 것이라고 은연 중에 충고해 준다. 나의 인생이 온전히 역사가 되는 그날, 나는 비로소 나만의『역사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 역사엔 무엇인가가 되어 있는 나가 아니라, 무엇인가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발견된 나에게 끊임없이 『역사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나도 있을 것만 같다.

 

날씨가 정말 맑은 오늘 하늘처럼, 아름다운 마음이, 아름다운 인생이, 아름다운 꽃 같이 피어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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