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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8.10.4
자존감 수업
- 글쓴이
- 윤홍균 저
심플라이프
굳이 아껴서 읽을 생각은 없었지만, 참 오래 두고 읽었다. 9월 중순쯤 이 책을 받아들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아니 왜 여전히, 아직도 사람들이 앞다투어 찾는 책일까?'라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이 의사, 아니 이, 작가 자기 이야기나 책의 소개를 참 조용히 잘 쓰시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으로 변했다.
누군가에게는 책의 첫 얼굴이 표지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목차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책의 표지보다 프롤로그가 그 책의 얼굴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봤을 때, 정말 친절한 어투로 정갈하게 책을 소개하는 프롤로그만으로도 기대감이 생겼다.
* * *
자존감이라는 말을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은 알 것이다. 하지만 분명하지 않다. 우리가 어떤 단어를 쓰면서 이해는 하지만, 또박또박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서는 자존감에 대해서 세 가지 축이 있다고 설명한다.
자기 효능감, 가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
이 세가지 중에 나에게 가장 부족한 건, 자기 안전감이다.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늘 쫓기는 기분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는 건, 자기 효능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중심이듯 모든 요건은 내가 나의 현재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내 삶의 일부분을 간단한 세 가지에 대입해 봤을 때도, 내 자존감은 조금 형편 없는 수준이었다. 겉보기에 삶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회라는 틀이 제안한 '나아짐'이었다. 내가 스스로 편안하다고 느끼고 조금이라도 불행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 순간은 없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나는 굉장히 무기력한 사람 중 하나다. 그리고 사랑에 굉장히 서툴고 그에 대해 늘 스스로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이다. 누군가 내 리뷰를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런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이봐, 이 책은 자존감이 낮은 걸 확인하라고 읽는 책이 아니야."
맞다. 이 책은 확인에 목적지를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다양한 사회 생활과 관계를 통해 자신을 스스로 진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을 통해, 무의식 중에 나의 행복을 타인의 행복에 맞추고 있는 건 아닌가?, 굳이 힘든 관계를 끌면서 그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결정조차 타인에게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타 등등의 질문을 받게 되는 식이다. 책의 중간쯤 읽고 나면, 이 작가가 나를 보고 이 책을 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만큼 모두에게 일례가 동일하게 발생되면서 자신의 감정과 자존감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 * *
이 책을 사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책 안에 있는 "자존감 향상을 위해 오늘 할 일"이었다. 서점에서 책을 펼쳤을 때, 내가 직접 쓸 수 있도록 만든 빈 공간을 발견했고 다른 부분을 살펴볼 사이도 없이 덮어버렸다. 아무래도 빈 공간에 내 이야기를 적음으로써 책이 완성된다는 건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사고 나니, 그런 공간은 정말 일부분이었다. 게다가 빈칸이 없는 부분에서는 따로 연습 방법을 소개하는데, 너무 간단해서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하나씩 떠오르기도 했다.
'아 오늘은 일기를 한 번 써 볼까?', '오늘은 거울을 보면서 말을 해볼까?'
이렇게 말이다.
"자존감 회복이라는 인생의 변화 앞에서 우리의 마음은 복잡하다. 간절히 원하면서도 원치 않는 마음, 회복으로 향하지만 한쪽에서는 반대 행동을 하는 모습. 변화를 원하면서 한편으로 '저항'한다. 우리에게 어떤 저항이 있는지 인식하고 극복해야, 진정한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p246, 자존감 회복을 위해 극복할 것들에서
개인적으로 무수히 많은 자존감에 대한 책 중 처음으로 마음에 들었고 정말 자존감에 대해 집중하는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마음이 멜랑콜리해질 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질 때,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은, 그 어떤 페이지라도 좋으니 펼쳐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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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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