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bi
  1. 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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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과학
글쓴이
마크 미오도닉 저
MID 엠아이디
평균
별점9.1 (39)
eunbi

사소한 것들의 과학 Stuff Matters』. 그 제목만큼이나 관점이 특이한 과학 분야의 책이다.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각종 재료들의 세계를 파고 든 책인데, 재기 넘치는 설명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 내렸다. 있는 듯 없는 듯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소재(素材) 속에 이렇게 많은 매력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_저자가 사는 아파트의 옥상에서 차를 마시는_ 사진한 장을 모티브로 우리 문명이 만들어낸 온갖 물질의 목록을 찾아내고, 이를 열 가지 테마 _불굴의(강철 steel), 미더운(종이 paper), 기초적인(콘크리트 concrete), 맛있는(초콜릿 chocolate), 경탄할 만한(거품 foam), 상상력이 풍부한(플라스틱 plastic), 보이지 않는(유리 glass), 부서지지 않는(흑연 graphite), 세련된(자기 porcelain), 불멸의(생체재료 implant)_로 나누어 풀어내고 있다.


재료의 세계에 대한 접근법. '재료과학'이란 도구를 통해 각기 재료의 존재 요인, 즉 내부 구조의 복잡성을 아주 쉽게 접근하게 이끈다. 각 재료의 속성을 하나씩 알아 나가다보면 모든 재료를 아우르는 하나의 통일된 개념에 도달하게 된다. 재료는 여러 다른 _각기 다른 크기대로 관찰할 수 있는_ 존재들이 한데 모여 전체를 이룬다는 건데, 정리해 보면 "어떤 재료가 하나의 재료로 된 것처럼 보이거나 만져지거나 전체적으로 균질해 보이더라도, 그건 환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렇게 단순한 물질적(재료과학적) 측면에서 재료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재료의 세계가 '우리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재료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드러내준다. 우리는 스스로가 문명화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문명화는 상당 부분 콘크리트와 유리, 직물, 금속 등의 재료가 풍요로운 덕분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거다. 재료는 우리가 발명하고 만들었지만, 반대로 우리를 우리(인간)답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즉, "재료는 인류의 필요와 욕망의 복잡한 발현물"이라는 것이 요체라 하겠다.

 


인상적인 부분. 모든 집에 하나씩 있다는 녹슬지 않는 강철(스테인리스 스틸) 부분이 흥미로웠고, 흔히 '추하다'고 인식되는 콘크리트에 대한 저자의 미학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초콜릿을 먹는게 키스를 하는 것보다 좋을까? 그렇다고 하네, 난 전혀 찬성할 수 없지만...^^ 가장 관심 가는 재료는 열 차폐 능력이 매우 우수한 '에어로겔'이었다. 만약 에어로겔 한 조각을 손에 쥔다면 하늘 한 조각을 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데, ‘실리카 에어로겔’은 구멍으로 가득 차 있고 대개 99.8%가 공기로 되어 있다고 한다. 지구 탄생 이전의 우주 먼지 조각(혜성 입자)을 잡아내는데 사용되기도 하였다는데, 아직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는 아니나 상당히 매력적인 재료로 느껴졌다.


이외에도 '루퍼드 왕자의 구슬  Prince Rupert's Drop'과 강화유리 이야기도 좋았고,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연관성 및 탄소섬유를 다루는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 다이아몬드는 더 이상 가장 단단한 물질도, 강한 물질도 아니고 영원하지도 않다는 사실에 이르면 사랑의 징표로써의 가치가 의심스러워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다루는 임플란트(생체재료)편은 생명 연장 기술로 이어지는 새로운 재료 시대의 진입을 예고하는 것이더라. 생물과 무생물 재료라는 구분이 흐릿해지는 이 영역은 앞으로 합성 장기나 뼈, 심지어 뇌를 몸에 장착한 생체공학 인간이 일상적인 세계로 발전해 가겠지. 이처럼 재료는 우리 인류의 요구와 갈망을 여러 스케일로 표현함으로써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북트레일러를 꼭 보자.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영국왕립협회, 미국국립연구회, 아마존에서 선정한 올해의 과학책!"이란 카피보다 형형색색의 표지 일러스트가 더 눈에 들었다. 최근에 본 표지 중에서 손에 꼽을 만하더라. 하지만 그냥 표지 감상만 하고 흘러버리려 했다. 최근 여러 이유로 시간내기가 쉽지 않아서... 그런데 출판사의 북 트레일러를 보고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의 의미를 살려 각종 재료를 이용해 이렇게 아름다운 컬러의 표지를 만들어 내다니... 그 아이디어와 감각이 참 마음에 들더라...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이 책표지 제작 영상은 한번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어쨌거나 과학이란 고차원 이론에 주눅 들지 않고 부담 없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꽤 괜찮은 책읽기였다

 

https://youtu.be/8QHtcNaQB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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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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