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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n2222
- 작성일
- 2018.11.12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 강의
- 글쓴이
- 리처드 도킨스 저
옥당
이 책의 유일하다시피한 단점은 한국어판의 제목이 원저 『불가능의 산 오르기』의 제목에 함축된 요지를 전혀 살려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킨스는 『악마의 사도』에서 스티븐 굴드의 『풀하우스』가 영국에서 전혀 다른 제목인 『생명의 장엄함』으로 출간된 일을 경멸조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본문은 한글판 제목이 시사하는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세련된 그림 자료들을 이용해 불가능의 산을 등반하는 독자를 돕는다. "현생 생명체의 경이는 언뜻 깎아지른 절벽같지만, 그 이면엔 완만한 비탈길이 있다."
진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눈 먼 시계공' 및 이와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통하여 구현한 거미줄, 가지를 뻗어나가는 표현형 등을 예시로 점진적인 진화가 어떻게 가능한지 시연하는 대목은 굉장히 놀랍고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다른 저서 『눈 먼 시계공』보다 본 소프트웨어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온다.) 그 예시가 거미줄 등인 이유는 그것이 2차원 환경에서 간단히 구현 가능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실제의 진화는 거미줄이나 뻗어나가는 가지와 다르게 수 십, 수 백 차원의 분기가 있으니 현재 기술로 완벽히 진화를 구현하긴 이르다.
도킨스는 저서에서 "흥분되는 발견을 하게 되면 당장 거리로 뛰쳐나가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그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은 기분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고전의 반열에 든 첫 저서 『이기적 유전자』을 펼치기 앞서 막연한 두려움이 드는 사람이 그런 고민을 토로한다면 나는 본 저서를 먼저 접해보라 추천할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가 그림 자료가 없는 딱딱한 글이라면 본 저서는 그림과 도표 등의 추가 자료가 굉장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거에 사고실험으로만 가능했던 실험들을 소프트웨어로 옮겨 담은 결과물로 컴퓨터 기술 진보에 따른 수혜이니 단순한 만화책의 그림과 같이 가벼운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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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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