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소설

책읽는베토벤
- 작성일
- 2019.1.13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일반판)
- 글쓴이
- 스미노 요루 저
소미미디어
일본 소설의 전형 하나를 그대로 보여 주는 소설. 경쟁이나 왕따나 집단괴롭힘 현상 아래 놓인 어린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지를 그려 놓았다.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실수도 실패도 한다. 때로는 생의 극단에까지 이르기도 하지만 살아야지 하는 의지를 되찾는 모습을 통해 그래도 살만 하다는 위로를 스스로 하도록 해 준다. 이렇게 해야 할 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렵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으나 또 이러지 않을 수도 없으니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앞서 읽은 이 작가의 작품이 기억에 남아 이 책을 빌려 읽었다. 빌려서 읽기 잘했다 싶다. 딱 이만큼. 초등학생으로 나오는 주인공이 영리하고 똑똑해 보여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아이들이 소설에서처럼 주변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잘 자라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함께 살아가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도 그런 마음을 담아 글을 썼을 것이라고 여겨지고.
문제는 아닌 경우다. 아이는 상처를 입고 아파하고 있는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라면? 주인공에게는 끝끝내 믿을 수 있는 담임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런 선생님을 만나지 못한 어린 학생이라면? 일에 바빠도 주인공을 위해 기어코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부모를 갖지 못한 학생이라면? 다친 고양이를 치료해 주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려고 무작정 두드린 집안에 좋은 어른이 있었던 주인공의 처지와 달리 나쁜 어른이 살고 있었다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왜 이런 의문에 시달려야 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감동보다는 다행스러운 느낌이 더 컸고, 현실에서 이런 고마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다. 최근에 워낙 받아들이기 힘든 나쁜 뉴스들을 많이 듣고 있어서 내 마음이 꼬여 있는 탓이 크다. 책 속의 주인공이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탐구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요즘의 내 행복은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다른 사람이 행복한 상태에 놓인 모습을 보는 일이라고. 억울하고 치사하고 역겹고 화가 나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하는 일이라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죄를 짓는 사람들은 벌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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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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