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니
  1.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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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태도의 말들
글쓴이
엄지혜 저
유유
평균
별점8.9 (65)
져니

 

작가님의 말씀처럼.. 기대라는 건 모든 일 앞에서 없으면 좋을 심리다. 없으면 없을수록 만족도도 높고 상처도 작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꾸 기대를 하게 되는 것들이 참 힘들다. '그래도..'라는 말을 나오게 하는 그런 것들.. 특히나 가족들.. 버린다고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것이 가족들에 대한 기대여서.. 나는 가끔 그 기대가 참으로 슬프면서 아프다.


 

신중하고 말투가 적은 오빠가 있다. 그런 오빠에게 새언니는 자신을 사랑한다면 적극적으로 표현도 하고, 이전과 다른 행동을 보여 달라며 변화를 요구했다. 오빠는 조금씩이나마 변화려고 노력하는데 새언니는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고 이러다가 자식들이 다 크고 다 떠나버린 다음에도 변하지 못할 거라고 그런 퉁박을 줬다. 물론 오빠의 무뚝뚝함은 울 가족들 중 최고봉이다. 하지만 말로만 표현을 안 할 뿐 오빠의 행동 하나 하나에 애정이 묻어나 있음을 나는 안다. 알기에 더 답답했다. 왜 그걸 알아주지 않을까.. 알고도 더 빨리 변화하라고 재촉을 할까.. 억장이 무너지는 이 상황 앞에 낯익은 작가님이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 선생님께서 하신 말에 나는 미안한 마음과 함께 화도 났다. 이미 그렇게 태어난 사람인데.. 이미 태어나버린 사람한테.. 유전자를 바꾸라고 강요를 하고 있었다. 그런 방법이나 제대로 알려주고 강요를 하던지 하지..ㅠ,ㅠ;;;


 

일상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킬링 타임으로 봤던 드라마에서 박준 시인의 산문집을 보면서 생각했었다. 아, 이 사람은 누구인가, 이 사람을 더 알고 싶다. 분명 내 또래의 남자 사람인데.. 이 사람의 세상은 1960~1980년대를 사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그의 감성은 더없이 따뜻하여 나는 작가님처럼 닮고 싶어졌다. '타인에게 별생각 없이 건넨 말이 내가 그들에게 남긴 유언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신중과 따스함을 담아보려 노력한다.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말.. 예전에는 공감하지 못했을 말이지만,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내가 어디에 있든, 내 마음이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따라 나는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다만 장소가 좀 아쉬울 수는 있다. 동해는 내가 좋아하는 큰 서점이 없으니까.. 동네서점마저도 참고서 위주라.. 찾는 재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요즘의 인터넷 덕분에 굳이 서점에 가지 않아도 책 소식은 계속해서 알게 되고, 전처럼 영화를 많이는 못 보지만 그래도 여전히 영화를 즐길 수 있고, 카페는.. 가는 곳이 한정적이여서 그렇지.. 괜찮은 곳이 쫌 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단골이 되는지라.. 나름 이쁨 받는 단골이다.ㅋ


 

을 수 있는 말은 되도록 참는 것이 좋고, 목구멍까지 차올라 토할 것 같은 말은 차라리 내밷는 게 좋다.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 어차피.. 말을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일 때는 지르고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참고 또 참기만 하다 한 달 병원 신세지고 싶지는 않으니까..(전에 아는 언니가 스트레스로 꼬박 한 달을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요즘은 갈수록 내뱉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 참으려고 참는 게 아니라 할 수 없어서 삼킨다. 겨우 용기를 낸 몇 마디가 꼬이고 꼬여서 백 마디, 천 마디 기차 화통 삶아먹은 듯한 큰 소리로 돌아올 때가 많아진 지금의 세상에선.. 말을 조금씩 아끼는 게 내가 살 길이다.


 

작가님처럼 나도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종종 있었다. 아무리 봐도 지금 딱 그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라 여겨져 선물했는데.. 책장에 꽂혀 펼친 흔적이 없는 걸 볼 때마다. 내가 괜히 강요하는 건가.. 같은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 정작 나도.. 책이 나를 불러 줄 때, 내게 마음을 열어줄 때 책을 읽으면서.. 선물한 책에 대해선 왜 그리 조급하던지.. 아마도 그 사람이 빨리 좋아졌음 하는 마음에, 편해졌음 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럴 것이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오래 힘든 건 보기 아프니까.. 그런 마음에 선물한 책이라도.. 그 사람에게도 책과의 소통할 시간이 필요함을.. 나는 자꾸 까먹는다.^;;;


 

건건이 짚고 넘어가는 것.. 그렇게 하다 보면 나만 꼬장꼬장하고 쪼잔한 사람이 인식되는 지름길이다. 그 말이 참으로 옳을 지라도.. 바른 말을 하더라도 길어지면 잔소리가 되는 것처럼 충고와 잔소리와 티 나는 싫은 소리는 짧을수록 좋다. 나는 그게 잘 안 되서 말을 안하고 숨는다. 자꾸 숨다보니.. 가끔 울오빠2에게 자폐아란 소리도 듣지만, 내가 아니니 그만이다.


 

알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말 매번 어려운.. '태도'다. 진실로 진심을 다해 존중하고 아껴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어도 표현할 방법을 몰라 매번 무뚝뚝한 '응.'이다. 이 노무 태도를 고쳐보고자 몇 년 전에도 퇴근길, 태도를 다시 생각해보는 책도 읽었건만.. 나의 이 태도는.. 유전자를 바꾸는 것밖에는 정말 답이 없는 건가 싶게.. 자꾸 도돌임표다.ㅠ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란 대사가 맴돈다. 어느 날 내가 무척 좋아했던 사람이 더 이상 내가 알던 그가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미련한 나는 어떻게든 마음을 붙잡으려도 하고 끌어당겨도 보지만, 한번 흩어져버린 마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나는 이미 네 번이나 겪어버렸다. 그 네 번 중 마지막은 마지막까지도 붙잡고 싶었던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나는 이제 아무도 믿지 못한다. 나마저도..


 

때로 불안하기는 하다. 나의 지금의 긴 휴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 아니면 나중에 후회하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나의 긴 휴식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책을 읽고 있고, 조카를 가르치며 무한한 인내심을 기르고 있고, 어떻게든 순간을 느끼려 노력하고 있다. 그게 좋은 순간이든 나쁜 순간이든.. 나를 제대로 보기 위한 일 중 하나로..


 

정말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감정 표시등'이 달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 세세하게는 말고.. 현상태 우울, 슬픔, 좌절, 기쁨, 행복... 대충 이정도로만.. 그러면 안 좋을 땐 모르는 척 해주거나 토닥거려주고, 좋을 땐 같이 좋아해주고.. 아! 현상태와 지금 내게 바라는 것을 같이 표시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서로 오해하고 화내고 슬퍼하는 일은 없을 텐데..

사람은 열악한 조건을 마음의 힘으로만 이겨낼 수 없다는.. 물리적인 한계를 이해해야 한다는 이 말에 깊이 아주 아~~~~주 깊이 공감한다.


 

오늘부로 나도 실천하기로 한 취미다. 사실 취미가 아닌 의무를 가지고서 하기로 했다. 나는 칭찬에 참 인색하다. 그렇게 자라기도 했다. 무뚝뚝한 집안에서 그렇게 자라나다 보니..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나의 방식은.. 참으로 무뚝뚝하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부러 칭찬은 못하더라도.. 내가 들은 칭찬은 꼭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마 그 칭찬을 전달하는 일은.. 칭찬을 전달받는 이의 5분이라도 유쾌하게 일했으면 하는 바람보다, 그것을 전하는 내 기분좋은 심정이 더 주가 될 것이긴 해도.. 서로 서로가 좋은 거니까.. 요건 꼭 실천하리라!!^ㅎ


 

ㅎㅎ 이 작가님 완전 내 스타일일세~ 감탄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너그러움과 위트가 내게도 탑재되어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 싶어서 <오늘은 뭐 먹지?>를 슬그머니 장바구니 안에 넣어둔다. 좋은 건 같이 나눕시다~!!^ㅎ

 

나의 최고 단점이다. 한번 안 맞는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하지만 그 한번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그 사람을 한번 만난 순간일 수도 있고, 오랜 시간동안 알고 지내다 느낄 수도 있다. 나도 아직 나를 다 몰라서 휘청휘청하면서 그 한번으로 사람을 가른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알면서도 잘 안 고쳐지는 것 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래도.. 장점 하나 찾는 것은 꼭 해봐야겠다. 뭐... 하나도 못 찾으면 내 눈이 작아서 시야가 좁은 거겠거니.. 라고 생각할까..싶지만 해보도록.. 일단은 노력!!^ㅎ

 

나는 의외로 노력파다. 티는 잘 안난다. 노력하는 티를 내는 걸 싫어한다. 그냥 늘 잘하고 싶고, 그렇게 보이고 싶은 사람이다. 하지만 때로 그런 모습이 어떤 이들에게는 시기와 질투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전에 어떤 책을 읽다가 알게 됐었다. 그 다음부터는 너무 가리지 않고 그러면서도 너무 내놓지 않는 선에서 나를 보이려 또! 노력하는데.. 나름 노력은 하는데.. 작심삼일도 길게 느껴지는 1인이라.. 거의 이틀에 한번은 각성이 필요하다.ㅎㅎ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틀어질 수 있는 것이 사람 사이의 일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그게 잘 안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마냥 속상해만 하지 말고.. 그 당시의 나의 태도에 대해 한번 더 생각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나는 참 좋았던, 새기고 싶었던 책이다.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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