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Kaze
- 작성일
- 2019.2.23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
- 글쓴이
- 니시야마 마사코 저/김연한 역
유유
이 책은 제목과 같이 일본에서 1인 출판사를 하는, 또는 몇 명으로 이뤄진 작은 출판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중간 중간 칼럼과 인터뷰 형식으로 출판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있었다.
1인 출판을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다양했지만, 책을 읽으면 2011년 일어났던 동일본대지진이 많은 일본인들의 삶을 바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접적인 피해로 삶이 망가졌다는 부분이 아니라 동일본대지진 때문에 삶의 태도가 바뀌어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1인 출판을 시작했다거나,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1인 출판사를 마음먹었다거나 그런 사람이 많았다. .
아예 다른 직종에서 출판사를 차린 사람들도 있었지만 큰 출판사에서 일을 하다가 따로 나와서 출판사를 차린 사람 이 많았다. 자신의 시간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일을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최소 초반 몇년은 수익을 내지 못한 사례가 많았고 수익을 내기 시작해도 대박을 터뜨린 몇몇 출판사 빼고는 기존의 직장보다 높은 수익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어떻게 하면 앞으로 살아남으며 수익을 더 낼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어떤 사람은 출판업으로는 돈을 벌 생각이 없다며, 본업이 있고 1인 출판사를 부업으로 하며 자신이 출판한 책을 늘려가고 있기도 했다.
현재 여러 미디어가 생기고 책 이외에도 많은 할거리가 생겨 출판업계의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은 쉽게 느낄 수 있다. 그 속에서 자원도 없고 지원도 없는 1인 출판사는 대형 출판사와는 다른 점을 내세워야만 했다. 1인 출판사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일에 대한 책임을 혼자 진다는 것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대형 출판사에서 할 수 없는 도전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중간 과정이 생략되어 책의 저자와도 더 가깝게 지내며 책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책에서 보인 1인 출판사들의 전략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 작가성이 강한 사진집, 시집, 신인의 발굴, 확실한 주제 등이 있었다. 특이하게 시아버지의 시, 남편의 음악을 버무려 출판하는 출판사도 있었다. 이런 특별성을 강조한 것 외에도 지방에 터를 잡고 지방 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책을 만드는 것도 있었는데 이 또한 성장을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1인 출판사 뿐만 아니라 출판 업계 전체에서 생각하고 있을 문제가 점점 디지털화되가는 세상에서 종이책이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이에 대해 책에 등장한 몇몇 사람들을 입을 모아보자면, 대부분 바뀌어가는 세상에서 굳이 고집피울 필요 없이 유동적으로 바뀌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많은 책을 디지털화하고 아예 디지털책으로만 내는 저자도 있었다. 그럼에도 종이책이 주는 특유의 감성, 종이책에서 느낄 수 있는 끊겨야 연결되는 것, 가지고 있는 것 자체의 가치(요즘은 사람들이 책을 소품으로써 쓰기도 한단다. 나도 읽지도 않으면서 단지 사고 싶어서 사는 책이 있는데, 그런 느낌인가보다.) 등으로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별개로 sns에 대한 이야기가 가끔씩 보였는데, 광고할 돈이 없는 1인 출판사에서는 sns가 유용하게 쓰인다고 한다. 글을 올려 공유하거나,, 특히 유명인이 자신의 책을 읽고 sns에 올리기라도 한다면 광고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반면에 sns를 가능하면 안 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어디가서 자신있게 "저는 독서를 정말 좋아합니다!"라고 말할 정도는 못되지만, 책 자체를 좋아하긴 하는 것 같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독서를 하고,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마음에 드는 책이 생기거나 아니면 문득 책이 사고싶어져서 인터넷 서점에서 관심 있는 키워드를 검색하며 카트에 책을 채운다.(물론 그 책을 다 사지는 않지만)
서점에 가는 것도 꽤 좋아하는데, 요즘엔(요즘이 아닐지도. 지방사람인 내가 학기 중 서울에 있을 때 느낀 것) 깔끔하고 책 이외의 굿즈를 파는 중고서점들이 많이 보여서 자주 가기도 한다. 진열돼 있는 많은 책들을 둘러보고 나면 어느샌가 카드를 꺼내 계산대로 들고 가는 내가 보인다. 예정에 없던 지출이지만 갑자기 끌리는 책들이 생긴다. 이 책 또한 제주도 여행 중 제주 동문시장 근처에 있는 작은 독립서점 '라이킷'에 찾아가 구경하다가 구입한 책이다. 며칠 전에는 친구와 부산 여행 중 서면 지하상가에 있는 yes24 중고서점에 갔었는데,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친구는 책장 사이사이마다, 준비된 테이블 마다 서거나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고 놀라더라. 이렇게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지 몰랐다며.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이 있다. 책을 사랑하기 때문에 출판업계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해도 출판사를 차리고, 출판사에 취직한다. 몇 년 전에는 없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책을 소개하고, 유튜브 채널에서 책을 소개하며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사라지는 것도 많겠지만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서 새롭게 책에 관심이 가기도 한다. 이것이 책의 강함이고 끈질김이란 것을 느꼈다. 그러한 특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도 책이 사라지지 않고 시대에 변화에 적응하고, 현실과 타협하면서 또 새로운 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이 책을 읽으니 일본의 서점과 한국의 서점은 또 다르다고 생각되어 더 많은 한국의 서점을 가보고 싶어졌다. 학기가 시작되면 또 다시 서점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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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