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great3365
- 작성일
- 2019.2.25
위대한 개츠비
- 글쓴이
- F. 스콧 피츠제럴드 저
민음사
이 소설은 개츠비가 아닌 닉 캐러웨이의 관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닉은 중서부에서 나름 부유한 집안의 후손으로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채권 사업을 배우기 위해 동부지방으로 떠난다. 동부지방에는 닉의 친척 여동생인 데이지와 그의 남편이자 닉의 대학 동문인 톰이 살고 있었다. 톰은 유명한 풋볼 선수 출신이며 집안 역시 부유했다. 하지만 그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인 윌슨의 부인 머틀과 바람을 피우는 사이였다. 그리고 데이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안정적인 생활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닉은 뉴욕 롱아일랜드 해협에 정착하였고, 그의 옆집에서 매일 밤 파티를 여는 개츠비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다. 개츠비의 파티는 호화로운 걸로 유명했는데, 주말이 되면 그의 전용차가 아침부터 자정까지 수백의 사람들을 파티로 실어 날랐으며, 각종 뷔페와 술,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느낌의 파티였다. 닉은 그런 개츠비에 호기심을 갖지만 그가 엄청난 재산을 가졌단 것 외에는 아무도 그의 정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없었다. 오히려 살인자라느니 전쟁 중 스파이였다느니 소문만 무성할 뿐이었다. 그러다 개츠비는 닉에게 그가 파티를 열었던 이유가 데이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개츠비와 데이지는 사랑하던 사이였으나 개츠비가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면서 유럽 전선으로 떠나게 되었고, 데이지는 그 사이에 톰 뷰캐넌과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닉의 도움으로 개츠비와 데이지는 5년 만에 만나 사랑을 확인하지만 톰 뷰캐넌이 이들의 관계를 눈치 채고 만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톰은 개츠비가 주류 밀수업자라는 것을 폭로하며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지만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톰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과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말하게 했다. 데이지는 개츠비의 말대로 하나 톰과 지냈던 그 과거를 모두 부정할 수 없다는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 그렇게 개츠비는 데이지와 차를 타고 돌아오는 도중 교통사고를 내게 되는데 그 피해자는 다름 아닌 톰과 부적절한 관계였던 머틀 윌슨이었다. 그 사고로 머틀 부인은 그 자리에서 죽었고 이들은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온다. 알고 보니 운전자는 개츠비가 아닌 데이지였고 개츠비는 그녀가 운전한 것을 감춰 준다. 그리고 개츠비는 데이지가 톰을 떠나 자신에게 돌아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러나 데이지는 찾아오지 않았고 머틀의 남편 윌슨이 나타나 개츠비를 총으로 쏴 죽이고 자신마저 그 저택에서 자살하고 만다. 머틀 부인을 차로 죽인 것이 개츠비였다고 윌슨에게 말한 사람은 톰이었으며 톰은 데이지와 멀리 떠나 버린다. 수백 수천의 사람이 오갔던 개츠비의 파티였지만 그의 장례식엔 아무도 오지 않았다. 데이지 역시 참석하지 못한다. 개츠비의 아버지만이 그의 과거를 추억하였고 소수의 인원들만 참석한 채 그의 장례식은 마무리 됐다. 그렇게 동부 생활에 실망과 환멸을 느낀 닉은 다시 중서부로 돌아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인 1920년대는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로 유럽과 달리 미국은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고 한다. 닉이 채권 사업을 배우러 떠난 계기도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눈부신 경제 성장 뒤에는 가치관의 혼란과 도덕적 타락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개츠비의 호화로운 파티를 좇아 향락에 빠져 사는 수많은 젊은이들, 월드시리즈를 조작할 만큼의 힘과 영향력을 지닌 조폭 마이어 울프심, 프로 골퍼지만 부정직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 받는 조던 배커, 머틀과 바람을 피우며 윌슨이 개츠비를 죽게 내버려 둔 톰, 세속적인 걸 알면서도 물직적 안정과 풍요를 벗어나지 못했던 데이지까지...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그 시대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사실 개츠비 역시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도덕적 타락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가난한 중서부 출신의 그가 데이지를 만나기 위해 부를 일궈나가는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음을 소설은 곳곳에서 보여준다. 조직 폭력계 거물인 마이어 울프심과 손을 잡은 것도 그렇고 금주법인 시대에 몰래 술을 팔았던 밀주업자였다는 사실들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은 왜 '위대한 개츠비'가 됐을까? 막대한 부를 창출해 낼만큼 냉철하고 영리한 개츠비였지만 사랑 앞에서만큼은 낭만주의자요 이상주의자였다. 오직 데이지를 만나기 위해 5년 동안 그 많은 사람들을 초대했던 개츠비.
'그는 오 년을 기다려서 우연히 날아드는 나방이들에게 별빛을 나눠 줄 저택을 구입한 것이다. 정작 자신은 어느날 오후 낯선 사람의 집 정원에 '건너갈' 수 있도록 말이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강하게 믿으며, 사랑하는 이를 위해 누명마저 마다 않는 헌신적인 모습이 바로 개츠비를 위대하게 만드는 점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해피엔딩이 아닌 건(개츠비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건) 목적이 그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키지 않는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문학작품은 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탈출구로 제시한 게 개츠비의 꿈과 이상이며 그것이 이 소설의 주제였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유일하게 타락하지 않은 인물인 닉 캐러웨이를 보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작품에서 시종일관 관망하는 태도로 주변인물들을 관찰하는 닉. 그가 조던 배커를 대하는 태도에서 하나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느린데다가 욕망에 브레이크를 거는 내면의 규칙을 많이 지니고 있었다...'
타락한 현실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 꼭 가슴 뛰는 이상과 꿈만이 아님을. 욕망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내면의 양심에 귀 기울이는 것. 이런 작은 결단들이야 말로 삶에 질서를 부여하고 현실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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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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