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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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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사
글쓴이
정종현 외 1명
서해문집
평균
별점9.4 (28)
M

한국 현대사와 시대를 풍미한 출판물, 지식인의 모습들, 출판 시장 경향을 살필 수 있는 책. 내가 아는 책들이 나오는지, 그 시대를 어떻게 묘사했는지 궁금해서 2000년대를 먼저 읽고 앞으로 돌아갔다. 


해방 직후와 전쟁통에서의 독서 이야기, 70년대 독서시장 성장기의 베스트셀러들, 80년대 혁명의 교재가 된 사회과학 서적들, 개인의 서정이 중시되고 자본주의 분위기가 자리잡은 90년대, IMF사태 이후 많이 읽힌 자기계발서, 학습서와 지금의 책 안 읽는 세대까지. 낯선 책, 익숙한 책을 통해 시대를 돌아볼 수 있었다.

 

(70년대 이후 내용 정리)


1970년대 독서시장 시장 규모가 저점 커지고 독자층이 두터워졌다. 대형 서점이 등장했고 관변 독서 장려 캠페인도 활발했다.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은 <자유부인>이후 최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창비에서는 황석영의 <객지>도 만만치 않은 판매 성적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을 당시 청년문화의 분화로 정리한 학자도 있는데, <별들의 고향>형 소설은 낭만적이고 도회적인 가치, <객지>형 소설은 저항적이고 민중적인 경향을 상징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1970년대는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산업화의 부작용이 짙어지던 시대다. 조세희의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은 산업화의 모순을 전면화한 작품으로 대학가에서 널리 읽히기 시작했고 2007년 9월 100만부가 팔리는 등 최근까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국내 저술'로 꼽히는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1974) 는 ‘광적인 반공주의와 극우적 세계관만을 듣고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인류사회에는 그것과 다른 인간적 사유와 존재양식으로 이루어진 사회와 국가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었다.’(p.164)

 

1980년대는 혁명의 시대였고, 이 시기의 책 읽기는 '정치성의 핵심이며 '자유'의 다른 이름(p196)'이었다. 민중주의라는 새로운 지적인 흐름 속에 사회과학 도서도 활발하게 읽혔다. '운동으로서의 출판', '저항으로서의 독서'가 꽃피었고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1970~90년대 한국 청년과 노동자는 독서를 통해 책을 '의식화'되었는데, 여기서 '의식화'란  '무의식이나 '무개념'의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와 자신에 대해서 자기의식을 가진 존재'(p.190)가 된다는 뜻이다. <태백산맥>같은 문학부터 <해방전후사의 인식>, <맑스.엥겔스 저작선>등을 자발적으로, '세미나'에서 함께 읽었다.
 
이 시기에는 만화와 무협지, 할리퀸과 하이틴로맨스, 추리소설도 널리 읽혔는데 그 중에서도 협객이 악을 응징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무협지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 출판 역사상 최초의 공식 밀리언셀러인 김홍신의 <인간 시장>, 800만부 이상 팔렸다는 고려원의 <영웅문>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작품에서 독자들은 부정의한 현실을 떠올리고 분노하며 협객의 활약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 
 
80년대 후반부터는 공동체주의가 쇠퇴하고 개인의 서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진다. 작품에는 정치와 운동으로 억압되어 있던 개인성을 희구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숲속의 방>, <사람의 아들>, <홀로서기>, <접시꽃 당신>등이 이 시기 베스트셀러다. 저자 정종현은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로 이어지는 이문열과 하루키 독서열은 중간층의 이탈에 따른 변혁운동의 급격한 쇠퇴(p.229)"로 이어졌다고 본다. 

 

1990년대는 '자본주의화'가 심화되어 재테크 책을 비롯한 실용서적이 인기를 얻었고 컴퓨터 서적, 외국 라이선스 잡지도 많이 읽혔다. PC통신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는 새로운 공간이 되었다. 1993년부터 신세대 담론이 본격화되면서 대학가에는 민중적.저항적인 분위가 사라지고 상업적 대중문화가 퍼지게 되었다. 신경숙과 공지영의 등장은 여성문학.여성주의 시대의 신호탄이었다.

 

 

이 시기에는 '세상의 중심은 나'라고 외치는 책들이 인기를 얻는다. 주로 '나'의 체험을 강조하고 자유와 욕망의 해방을 추구하는 내용이었다. 자기계발과 성공서사가 인기를 얻으면서 기업가들의 자서전도 널리 읽혔다. '고유한 자아'에 대한 추구, 상실과 허무와 절망의 정서(p.262)'를 갖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등이 이 시기 베스트셀러다.

 

"한국 현대 독서문화는 크게 다음과 같은 네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194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의 재구성기, 둘째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성장기, 셋째 1980년데에서 1990년대까지의 성숙기, 그리고 현재 2000년대 이후의 전환기. 거시적 인구 변동과 경제 성장, 근대화.자유화 같은 요인이 앞의 두 단계를, 그리고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세계화.민주화 같은 요인이 뒤의 두 단계를 규정한다." (pp318~319)

 

 

"스스로 필요한 강좌를 찾아가고 또 스스로 공부하고자 해야만 시민인문학이 우리 삶에 효력을 발할 것이다. 정치적.경제적 양극화가 문화와 삶. 정치의 전 영역에서 파국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오늘날, 평생교육과 문화적.사회적 문식성의 문제는 다시 중요하다."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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