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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9.3.15
메디치 가문 이야기
- 글쓴이
- G.F. 영 저
현대지성
다 읽진 못했다. 상당히 어려웠다. 유럽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 못하면서 쉽지 않은 도전을 했다. 메디치 가문이 르네상스에 어떤 역할을 했고, 밑거름이 됐는지 개괄적으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메디치 가문에서 어느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자세하게 인지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결국 지난 2018년 3월과 4월에 걸쳐 시작된 도전은 아쉽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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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라 할 수 있는 코시모 메디치와 가문을 일으켰다 할 수 있는 로렌초 메리치가 당시 가문을 어떻게 이끌었고, 사회적으로 어떤 일들을 했는지에 대해서만 읽었다. 해당 관련 부분만 읽는데도 처음부터 시작해 약 200쪽을 넘게 읽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배경이 전무해 좀처럼 진도를 나갈 수 없었고 책장을 덮어야 했다. 당시에 'When China Rules the World'를 같이 읽고 있었고, 결국 해당 서적에 더 큰 흥미가 있어 더 이상 '메디치 가문 이야기'를 열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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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무모한 도전이 되고 말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무지했던 스스로가 당연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부족했던 판단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후에도 도전해보고자 했지만, 좀처럼 손을 대지 못했다. 읽다가 몰라서, 또 어려워서 책장을 더 넘기지 못했기에 필요한 부분을 읽었다고 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당시에는 잘한 선택이었다. 더 알고 싶었고, 재밌는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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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그럴 때가 많다. 당장은 아님에도 시작한 것이 아까워서 끝까지 밀어붙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기 때문에 그만둬야 하는지. 둘 중 맞는 것은 없다. 다만 자기 선택의 긍정성을 가질 필요는 있다. 즉, 잘 되지 않는 것을 극복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되지 않는 것을 그만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다. 당시 책장을 더 이상 열지 않았기에 집중해서 중국 관련 서적을 독파해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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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메디치 가문 이야기를 보면서 가진 자들이 어떻게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이들은 개인과 가문의 영달만을 위해 본인들의 재력을 집중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 많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지역 발전에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메디치 가문의 지원 아래 많은 예술가들이 범접할 수 없는 작품들을 남겼으며, 이들이 남긴 것들은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예술품들로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까지 도왔다.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고, 이로 인해 갈릴레오가 생계가 아닌 학문에 몰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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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세적 가치관을 극복한 것도 모자라 오히려 고대 로마가 재현했던 것들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문화예술부흥을 일궈냈다. 이로 인해 사람에 대해 눈을 뜨게 된 유럽은 지평을 더욱 넓혀나갔다. 중세에서 탈피한 결과 아시아에서 튀어나온 땅에 불과했던 유럽은 이후 세계를 호령하는 대륙으로 거듭났다. 지구촌에서 가장 작은 대륙이지만, 약 1600년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 이면에 르네상스가 지니고 있는 철학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는 실로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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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은 많지 않다. 그만큼 흡입하면서 읽지 못했고, 배경지식이 부족한 탓에 도전하는데 한계가 뚜렷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지금 떠올려보니, 다른 것을 배운 것 같다. 계속 하던 것을 하지 않음으로서 다른 것을 할 수 있고, 이 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비록 방대한 서적이 담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인지하진 못했지만,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금 열어보고 싶은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blog.naver.com/seung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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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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