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리뷰

참좋은날
- 작성일
- 2019.3.21
만화로 읽는 교양 철학, 논어
- 글쓴이
- 김부일 저
보랏빛소
논어, 이제 교양 있게 만화로 보자.
# 인문 # 만화로 읽는 교양 철학, 논어
[논어]는 성경 버금 가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다.
누구나 한 번쯤 그 존재를 인식하기는 했지만 사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논어]라는 책의 무게가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꼭 한 번 읽어야 할 책이다, 라고 되뇌어지기는 하지만 막상 읽으려 하면 무엇을 손에 쥐어야 할지 망설여진다.
책의 무게와 깊이에 짓눌린 것이 첫 번째 주저하는 이유요, 수많은 [논어]관련 책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에서 오는 선택장애로 갈팡질팡 하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원래 한문 원문인 책을 원문 그대로 읽어야 하나? 포기.
원문에 독음, 게다가 해석까지 친절히 되어 있는 책을 골라야 하나? 양이 많아 포기.
그렇다면 가볍게 한 권으로 발췌되어 있는 책을 읽을까? 편집 기준, 중점을 두는 메세지를 고르다가 골이 지끈.
자, 이렇게 많은 선택지 중에 당신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고전 중의 고전인 [논어]는 전체 20편, 600여 문장이다.
20편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각 편의 첫 두 글자를 따서 편명으로 삼은 것이다.
1편은 학이시습지~ 하고 시작하기에 <학이>편이 된 것이고 나머지 또한 그런 연유로 붙여진 편명이다.
[논어]가 아직까지도 고전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람들의 생활에 '활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접하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논어의 문장을 곱씹어 보고 현실에 접목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하-. 한숨이 나오는 이유는, 독해와 활용의 사이에 사람들마다의 개인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10대, 20대, 60대, 70대가 읽는 논어가 다르고
아시아, 유럽,아프리카에서 받아들이는 논어가 다르고
각각의 사람들이 가진 지식수준과 개성 때문에라도 다르게 인식한다.
좀 더 손쉽게 논어를 접할 수 있는 방법, 쉽게 현실에 접목하는 방법을 누가 넌지시 알려주면 참 좋을 텐데...하는 나의 가려움을 슥슥 긁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제 교양 서적을 논할 때 만화를 쓰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조선왕조실톡]이라든지 아이들 학습만화가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말이다.
[논어]를 내 눈높이에 맞게 선택하여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인문학이 대세인 시대, 인문학의 원조격인 [논어]를 이제부터 교양 있게 만화로 읽어보자.^^
이 책은 무엇보다 구성이 참 마음에 든다.
논어의 전체적인 흐름을 해치지 않는 순서로 구성하면서 알짜배기 문장들을 쏙쏙 집어 내었다.
게다가 문장 옆에 친절한 독음, 해석까지 곁들였다.
그 다음 순서는?
문장의 내용을 만화로 풀이하여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논어의 문장을 만화로 풀어낸다는 것이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학이> 편이 학이편인 이유,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는 문장으로 시작을 하여 자연스럽게 공자라는 인물 소개로 넘어간다. 짱구에다 볼품없는 외모를 앞세운 공자 입에서 "말을 교묘하게 잘하고 외모를 화려하게 꾸미는 놈치고 인(仁)한 자가 드물더라"라는 대사를 배치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교묘한 말을 잘하는 현대의 정치인, 세 치 혀를 간사하게 놀려 만국에 이르게 한 간신들,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외모 지상주의자 등의 예를 만화로 잘 표현하면 스르륵,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저절로 연결된다.
"교언영색 선의인"
이렇게 <학이>편을 간단하게 섭렵하고 나면 맛있는 공자의 '인' 사상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 뿐인가?
유교에서의 '군자'에다 노자의 도덕경에 대한 설명까지 주루룩 꿰어져 있어 지식과 교양이 저절로 쌓인다.
이렇게 한 편, 한 편 만화와 글을 번갈아 읽다 보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왠지 내가 시사 상식 토크쇼에 나가 공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 '진행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나, 좀 교양 있는 사람인가?(으쓱)
[논어]를 띄엄띄엄 읽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에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민초'라는 단어가 논어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 덤으로 '항산항심'은 맹자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까지 알게 된다.
<이인>편에서 고단한 시대를 살아온 시인 김수영과 장 자크 루소의 철학과 조우하는 낯선 경험도 하게 되고
<선진>편에서 "사는 것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하는 명문장을 만나 계속 중얼거리게도 된다.
<자한> 편에서는 '잉여인간은 왜 생기나?'에 대해 같이 고민도 해 보고
<안연> 편에서는 정치에 대한 공자의 답, 정명론에 대해 배우게 된다.
때로 탄식하고 때로 공감하며 배우는 즐거움...
다시 <학이> 편으로 돌아가 첫 문장을 크게 낭독한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만화로 구성하였다 하여 [논어]의 깊이와 넓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오랜만에 이마 찡그리지 않고 [논어]라는 고전을 맛깔나게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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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