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을 기록하다

Chloe
- 작성일
- 2019.4.14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글쓴이
- 유성호 저
21세기북스
나는 너무 오래 사는 게 두렵다. 오래 산다는 것에서 ‘오래’의 경계는 70살이다. 70살이 넘어서도 살아있다면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돈으로 연명해가고
있을지가 두렵다. 70살까지 먹고살 만한 삶을 유지하려면 지금 내 손에 쥐고 있는 현찰과 부동산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내 통장 잔고는 10년 전과 다름이 없다. 그래서
무섭다. 오래 사는 것이...
그래서 죽음은 오래 사는 것을 상상하는 것보다는 덜 무서웠다. 차라리
젊은 나이에 죽는다면 오히려 깔끔할 거라 생각했다. 너무 지치지 않은 상황에서 마무리한다면 적어도 처절하지는
않을 거란 판단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삶이란 무엇일까,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됐다. 가족이 있고 자식들이 있어도 중환자실에서 온갖 호스를 단 채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다가 죽는 게 일반적인 죽음이 되어버렸다. 본인의 의사가 아무리 완강해도 연명 치료를 거부하는
건 여전히 법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고, 의식이 없는 상황이라면 당사자의 죽음은 타인에 의해 결정된다. 품격을 지키면서 또렷한 정신으로 유언을 남기고 죽는 게 병원에서 죽는 게 당연한 지금 사회에선 꿈같은 일이다.
사는 것만큼이나 죽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삶은 끝이 정해져있기에
과정만큼 끝도 최대한 본인이 원하는 대로 마무리 짓는 것이 의미 있다. 원하는 대로 죽는 것, 숨이 붙어있는 것이 아닌 의식이 살아 있는 것이 생명이 붙어 있는 삶일 테다.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를 의학적으로 법적으로 잘 설명해준 책이라 읽고 나서 나의 죽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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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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