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역사/교양

청현밍구
- 작성일
- 2019.6.23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글쓴이
- 김혜남,박종석 공저
포르체
저자 중 한명인 김혜남님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책을 서른 즈음에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전공과 적성에 맞지 않는 회사에 밥벌이 때문에 다닌다는 자괴감이나 약간의 우울감과 힘든 마음이 있었는데 이겨내는데 도움이 됐다.
사실 한국사회에서 학교에 다니면서 많은 좌절과 힘든 상황을 겪는데 이 책 제목처럼 어른이 되면 정말 괜찮을 줄 알았다.

나는 80년대 생으로 학원이 여기저기 많이 생기면서 사교육이 점차 아이들을 괴롭히던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은 돈도 없었고,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지낼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가 살았던 지역은 비평준화(아마 요즘 시대를 산 친구들은 이 표현을 알지 못할 수도 있겠다) 지역으로 지역 명문고가 존재했다.
전국에서도 이름을 떨치던 그 명문고를 가기 위해 중학생 때부터 치열한 공부,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모의고사 문제 1~2개에 희비가 엇갈린 시기였다.
그 때부터 힘들다, 약간의 우울감을 느꼈던 듯 하다. 그 떄만 해도 어른이 되면, 나 스스로 무언가 할 줄 아는 상황이 오면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대학을 와서도 취업난에 시달리던 캠퍼스에 낭만은 없었다. 계속 경쟁, 비슷한 전공을 나오면 대부분 비슷한 회사에 취업원서를 쓰게 된다.
결국 옆의 친구가 합격하면 내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어렵게 직장인이 됐고, 직장에서도 항상 승진에, 대인관계에, 상하관계에 힘들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우리회사에는 상담소가 있고, 심리학은 전공한 상담사가 있지만, 사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우리나라 특유의 시선, '어른이나 되서 나약하니까 그런데 가지.' 같은 걸 의식하기 때문에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우리나라의 사람들의 생각이 바뀔 수 있도록 이런 책이 많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사실 우울이란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갑자기 늙어보일 때,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맛이 없을 때, 주말에 아무 약속이 없어서 혼자 누워 있을 때 등등 사소한 상황에서도 우울감을 느끼고,
회사에서 승진에 누락 됐을 때, 중요한 시험을 쳤는데 떨어졌을 때도 우울함을 느낀다.
나 또한 얼마전 회사에서 진행하는 대학원 시험에 떨어지고 많은 우울감을 느꼈다. 왜 안 됐을까, 무엇 때문이었지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물론 시간이 약이다는 말처럼 우울감도 시간이 지나면 또 옅어지고 흐려질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위험한 우울은 이보다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오래 앓는 우울이다. 우울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과 자신의 인생에서 희망일 사라져 버린 듯한 깊은 절망금을 느끼게 되는 우울, 이를 두고 우리는 '우울증'이라고 한다.
"나는 현재 가장 비참한 사람이다. 만일 내가 느끼는 것을 온 세상의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면, 이 지구상에 기쁜 얼굴은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내가 좋아질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죽거나, 아니면 내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좋아지거나 해야 한다." 이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동안 자신의 심경에 대해 쓴 글이다. 링컨은 반평생 동안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링컨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우울증은 매우 고통스러운 병이다. ---p.6 |
영국의 저명한 과학자 루이스 월퍼트는 <우울증에 관한 희망의 보고서>라는 책에 아내가 암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 우울증이 더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우울증은 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병이다.
우울증은 세계보건기구가 선정한 인류를 괴롭히는 무서운 질병 열 가지 중에서 네 번째를 차지한다. 우울증은 전세계 인구 다섯명 중 한명이 걸릴 수 있을 정도로 만연해 있는 질병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분명 치료할 수 있는 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병으로 치부하고 병원에 가거나 약먹는 걸 두려워하거나 무시한다.
하지만 우울증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그리고 그 터널의 끝에는 밝은 빛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괴로워도 희망의 끈만 놓지 않으면 그날은 반드시 온다. 다시 생생한 감정을 느끼고 나의 의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두 발로 서서 발끝으로 다가오는 땅의 기운을 느끼고, 잠시 멈추었던 여행을 계속 할 수 있는 날도 반드시 온다.
삶의 순간에 우울과 만나게 되면 당황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당당하게 인사하면 된다.
우울과 건강하게 이별하면 새로운 멋진 삶을 살 수도 있다.
흔히 우리가 우울로 접어들게 되는데는 이유가 있다. 분명 다른 상황인데도 그것을 계속 우울하게 몰고 가는데 있다는 것이다. 오늘 처음 일을 하면서 실수했음에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것이다 하고 내가 그 생각을 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작은 움직임, 생각들이 모여 결국 하나의 큰 물줄기가 되어서 바꿀 수도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우울증과 조울증을 진단하는 테스트도 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상실을 겪는다. 상실을 겪고 슬퍼하는 사람도 있고, 우울을 겪는 사람도 있다.
상실의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혼자 슬퍼하기보다는 그를 상실한 다른 사람들과 같이 그 슬픔을 공유하는 것도 건강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고인에 관한 추억을 이야기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잃어버린 사람을 서로의 가슴속에 담아 두게 되고, 홀로 남겨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데 된다.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과의 유대감은 상실을 메꾸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어쩌면 이 과정을 잘 받아들이고 극복하면 우리는 삶의 유한성을 인정하고 만남과 이별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면서, 살아있음의 소중함과 타인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p.43 |
그렇다. 상실의 슬픔을 함께 이겨내면 되는데 우리는 항상 남자는 세 번만 운다던가,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팔불출 소리를 듣는다.
이 책에는 어른들이 겪을 많은 일상 생활의 슬픔과 좌절, 우울함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그 극복의 과정을 찾아간다.
행복은 우리의 권리다. 설령 어릴 적 행복하지 못했던 불행한 기억이 있더라도 그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누구의 잘못이라 탓만 할 수도 없다. 어차피 인생이란 여러 가지 이해 못할 일들이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곳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그 일들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는 것은 바로 나에게 달려있다.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도 느낄 수 있는 능력과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p.72 |
직장인이 되고부터 주말만 기다리며 사는 때가 있다. 물론 가끔은 아주 가끔은 회사에 가고 싶은 날도 있다. 상사가 출장 갔을떄?
한국인의 90%는 주로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기 싫은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다. 번아웃 증후군은 공식적인 진단은 아니다. 급성 스트레스 장애와, 적응장애, 가벼운 우울증이 섞여 있는 증상을 말한다.
한국의 30~40대들은 1년 중에 기껏해야 4~5일 휴가를 간다. 그마져도 부양가족, 부모님이랑 한 번, 배우자 부모님이랑 한 번, 아이와 놀아줘야 하는 등 힘들 수 밖에 없다.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크게든 적게든 한국의 현대인들이 조금씩 겪을 수 밖에 없는 상실감, 두려움을 두 명의 전문가가 언니, 형 처럼 설명해주고 다독여 준다.
번아웃증후군, 만성피로증루군, 조울증, 우울증 등 많은 스트레스와 대인관계로 인해 한국을 사는 30~50대 어른들은 힘들다.
두 정신과 전문의 저자가 진료실에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며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한 실제 상담사례와 함께 이 책을 읽는 우리들 모두가 한 번씩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제 3자 관찰자 위치에서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을 찬찬히 읽으면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아, 힘든 때는 잠시 쉬어가자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든 하루, 회사일에 치여, 사람에 치여, 심지어 집에 와서 가족을 만나도 위로를 받지 못할 날이 있다.
누구도 쉽게 이해해 주지 못하고 조금은 힘이 들 때 이 책을 읽어보자.
시원한 숲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힐링이 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마음이 아프고 미래에 불안해하느라 오늘 우리 옆에 주어진 행복을 보지 못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우리 사람들이 하는 고민 중 94%는 과거의 잘못한 일,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 전혀 내 삶에 오지 않을 그런 쓸데없는 고민이라고 한다.
어른이 되면 아프지 않을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좀 더 단단해 질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상처를 받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어른도 아프고, 어른의 마음이 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을 수 있고, 상처를 받을 일도 많다.
오늘을 살아가자, 지금의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또 옆의 그 누구와 비교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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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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