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읽다_

미소루
- 작성일
- 2019.7.19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 글쓴이
- 한나 아렌트 저
한길사
“어두운 시대”는 브레히트의 유명한 시 <후손들에게>에서 가져온 문구로 저자 한나 그랜트는 존재하는 것을 노출시키지 않고 은폐하는 언어, 오래된 진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진실을 무의미한 사소한 것으로 폄하하는 도덕적인 또는 다른 형태의 권고 때문에 빛을 잃게 될 때 어두움은 찾아온다고 한다. 책은 이 어두운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빛으로 조금이나마 밝히려 노력했던 사람들을 공유하고 있다. 소개한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면을 지니고 있지 않지만 모두 같은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그 시대에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전제하에 글을 썼다.
책에서는 총 열 네명의 사람을 이야기하는데 레싱, 로자 룩셈부르크, 안젤로 주세페 론칼리, 카를 야스퍼스, 이자크 디네센, 헤르만 브로흐, 발터 베냐민, 베르톨트 브레히트, 발데마르 구리안, 랜달 자렐, 마르틴 하이데거, 로베르트 길벗, 나탈리 사로트, 위스턴 휴 오든이 그 주인공이다.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배웠던 철학가, 사상가들의 이름이 많이 보여 반가웠고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이 책을 번역한 홍원표 한국어외국어대학교 교수의 ‘어두운 시대의 세계를 밝히는 빛: 우정, 정치적 사유 그리고 후마니타스’란 여는 글로 시작했는데 저자 아렌트와 소개된 사람들의 실존적 소통을 통해서 우정의 본질을 확인할 수 있다며 가장 가까운 친구란 공적인 것과 관련해 두 사람이 이익과 손실을 공유하는 투쟁에서 서로 씨름하는 친구라는 표현이 굉장히 인상깊었고 몇 번 생각하고 곱씹어야하는 철학, 사상의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이해하고 그 사람들의 깊이있는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기뻤다.
“나는 세계의 이러한 현상을 억지로 알려 하지 않는다. 이 지구상에는 지금까지 수없는 문명이 유혈과 공포가 사라진 문명을 갖게 될 날을 이 지구를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실 나는 우리의 지구가 그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우리가 100만 번째 또는 400만번째의 생일잔치까지 이러한 선물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지구는 마침내 우리에게 최후의 심판을 내림으로써 생각이 깊지 못한 우리를 벌 줄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여명이 쇠퇴해가있으며 역사를 폐허의 장소로 본 베냐민은 1935년 파리에서 보낸 편지에서 위와 같이 썼다. 이 구절은 현재 2019년에도 의미심장하고 되새겨들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은 쉬운 책을 아니지만 매일 조금씩 조금씩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과 이야기한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분명 지금의 시대를 보는 시각도 조금 더 깊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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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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