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콩
- 작성일
- 2019.8.9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 글쓴이
- 조현 저
휴(休)
며칠 전 내가 일하는 센터에 한 공동체에서 여러 분들이 탐방을 왔었다. 이 공동체는 내가 3-4년 전에 탐방을 갔던 공동체이다. 공동체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된 책을 읽기도 하고, 강의도 들어보고, 직접 찾아가 보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만난 공동체였다. 이 공동체를 탐방한 결론은 나는 '느슨한 공동체'가 좋다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개인적인 공간과 자유는 갖추되, 한 마을을 이루고 살아서 자주 보고, 밥도 같이 먹고, 같이 놀고, 같이 책도 읽고, 같이 공부도 하고, 같이 토론도 하고, 같이 이야기도 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같이 돕기도 하고... 이런 정도가 나한테는 딱 좋을 것 같다. 너무 심각하거나 거창하거나 하지 않고, 너무 규모를 크게 하지 않고... 공동체에 대한 생각은 마음 한 켠에 늘 있지만, '언젠가는... 더 나이가 들면...' 하고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이 날 이 공동체 사람들이 탐방을 오면서 다시 공동체에 관심이 생겼다. 바로 이 책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떄문이었다. 탐방 오신 분들이 이 책을 선물로 주고 가신 것이다. 센터장님이 나한테 읽어보라고 주셔서 '횡재다'를 속으로 외치며 냉큼 집어서 집에 갖고 왔다.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라 눈독을 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이 마침 휴무라서 시원한 동네 카페에 가서 읽었는데, 정말 술술 읽혔다. 관심이 있는 주제이기도 하고, 여러 공동체 이야기를 들려주니 재미있기도 해서 책이 꽤 두꺼운데도 하루만에 거의 다 읽었다. 나에게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주는 곳곳을 표시하면서 읽다보니 이 책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문해 보고 싶은 공동체도 있고(특히 태국 아속공동체), 따라해 보고 싶은 공동체도 있었다. 나는 공동체를 하게 된다면 좀더 지방이나 시골로 내려가고 싶은데, 정말 바램을 구체화시킬 때가 되면 이 책을 다시 한번 읽고 싶다.
공동체를 원하는 것은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는 한정된 자원밖에 없는데, 그걸로 나 혼자 쓰면 부족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모인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서로 품앗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공동체로 모여 사는 삶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삶이다. 단순히 내 행복을 위해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같이 돌보는 삶이다. 내가 행복하면서 다른 사람의 행복도 도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개인적으로 내가 원하는 삶은, 어느 정도 자연을 맛 보면서, 농사도 조금 짓고 싶다. 농사로 먹고 살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먹거리를 해결했으면 좋겠고, 한적한 시골 동네에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돌보고, 시골 할머니들도 돌보고, 시골 아이들하고도 같이 놀고, 그러면서 살고 싶다. 혼자서는 그렇게 할 자신은 없고, 마음 맞는 사람들 대여섯 명만 같이 모여 산다면 어려운 일도 아닐 것 같다. 많이 벌지는 못하더라도, 같이 모여서 하하호호 행복하게 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주위에 나처럼 싱글 언니, 동생들한테 이 얘기를 비치면서 같이 하자고 하면 다들 긍정적인 반응이다. 솔직히 나는 시골이나 소도시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배경을 가진 친구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나보고 먼저 터를 잡고 자기를 부르라고 한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 덕 보기도 글렀고, 아쉬운 사람이 우물 판다고 내가 먼저 나서야 될 것 같다. 이젠 슬슬 땅을 보러 다녀야겠다. 비록 돈은 없지만, 마음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공동체로 살기 좋고, 자연이 좋은 곳이 왠지 나에게 올 것 같다. 인생의 후반부는 그렇게 모여서 오손도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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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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