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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jpsy91
- 작성일
- 2019.9.28
신곡 천국
- 글쓴이
- 단테 저
열린책들
오, 귀담이 듣고 싶어서 작은 쪽배에
앉아, 노래하며 나아가는 나의 배를
뒤따르고 있는 그대들이여,
넓은 바다로 들어서지 말고 그대들의
해변으로 돌아 가시오. 혹시라도
나를 잃고 헤멜 수도 있을테니까.
내가가는 바다는 아무도 가본 적이 없으니,
미네르바가 바람을 일으키고 아폴론이 이끌며,
아홉 무사이가 큰곰자리를 보여 준다오.
(제 2곡 중에서)
딱 그렇다.
뭐라고 하는지 귀담아 듣고 싶어서 선뜻 쪽배를 탔지만 타자마자 길을 잃어버렸다. 어찌 이리 단테는 정확하게 독자인 내 상태를 알았을까?
당췌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아예 바다가 아니라 비몽사몽 덤불 속을 헤매며 이 <신곡>천국편을 붙잡고 일주일을 보냈다. 책이 나를 읽던지 내가 책을 읽던지 해야 하는데 그도저도 아닌, 책과 나는 도대체 소통이 되지 않는다.
핑계를 대자면 많겠지만. 언제 다시 <신곡>에 도전할 날이 있을까? 아마 있겠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기 시작한 때는 고등학교 때부터였으나 불과 몇년 전에야 완독을 해냈으니 내 체력이 많이 올라왔구나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신곡>에서 제대로 좌절을 맛본다. <짜라투스트라>는 중간에 계속 책을 덮었었는데 그래도 <신곡>에서는 글자는 다 읽기는 했다. 하지만 글자읽음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특히나 <신곡>지옥, 연옥, 천국 중에서 천국이 제일 어렵다. 점입가경이다.
어느 구절을 보고 있는데 어떤 교회의 세습문제가 뉴스로 올라온다.
단테에게 베드로의 영혼이 말한다.
"......
하느님의 아드님이 보시기에는
비어있는 내 자리, 내 자리,
내 자리를 지상에서 더럽히는 자는
내 무덤을 피와 악취의 시궁창으로
만들었으니, 여기에서 떨어진 사악한
놈이 저 아래에서 좋아하고 있구나."
(제 27곡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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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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