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대한 갈증은 언제나 있어왔다고 한다(라고 다른 책에서 봤다). 그럼 우리는 sf를 왜 읽을까. 이 책은 친절하게 자신의 생각과 sf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sf를 표현하는 여러 세계와 그것을 그려내는 하나의 방법인 활자로 소개까지 해준다. 정말 오늘의 sf를 종합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sf를 읽기 전에는 사실 s가 우주의 그 ‘s’인줄 알았다. 과학의 ‘s’인걸 보고 한 번의 깨달음이 지나갔지만, 사실 과학이라기 보다 가상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개인적인 상상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가보지 않은 현실과 경험하지 못한 상상이 버무려져 만들어지는 세상 속에서 종종 더 악해지고, 솔직해지고, 기뻐하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가끔은 현실보다도 더 현실적이어서 놀라웠다.

그런데 사실 그 전에 이 장르에 대해 어려움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다. 우주던 과학이던, 진성 문과인 나에게는 어려운 단어인건 동일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존경하던 선생님의 말을 통해(그분이 과학의 s와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해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의 첫 글이 참 신기했다. 어쩜 선생님과 이런 같은 얘기를 하실까!) sf를 접하게 되었고 북튜버 겨울서점 님의 추천 작품들을 읽으며 sf를 조금은 더 좋아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렇게 느껴오던 sf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어필하는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너 sf 좋아하니? sf는 이런 매력이 있어. 이런 매력 뿐이겠어? 다른 매력도 있는데 한번 봐볼래? 권해주었다. 그리고 사실 sf를 별로 읽지 않은 나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건 편집자 분들의 배려도 한 몫하지 않을까 싶다. 연상호 감독님이나 구병모 작가님에 대한 글, 조금 친숙한 대상에 대한 글 때문에 이 책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이 가장 좋은 이유는 개인적으로 여기 담긴 단편 소설들이 좋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애완동물과 인공지능이 함께 하는 우리의 삶은 어떨 것인가? 작품 속 세계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그 속의 등장인물은 작품 밖에서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가? 공통의 지식, 인지가 있다면 그것은 과연 절대적인 것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어떻게 구성된 것이며 이 밖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가. 왜 우리는 이 세계에서만 살아가는가. 만약 인간이 멸망하게 된다면, 우리의 인지만 살아남게 된다면 그’것’을 담은 것은 인간인가? 여러 질문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사실 몇 작가님 같은 경우는 책을 사두기만 하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읽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작품에 대한 리뷰(라고 쓰고 추천이라고 읽는다) 또한 좋았다. 아 다 좋았다고 하면 이것 또한 문제일텐데 하고 단점을 생각해보았다. 책을 보면 조금 특이한 부분이 있다. 소설 부분이 검은 바탕에 흰색 배경으로 되어 있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이게 조금 별로 였다. 좋은 문장에 연필로 줄을 그어가며 읽는 편인데, 이건 아무리 그어도 표시가 않나지 뭔가. 개인적으로 오늘의SF 2권이 나온다면 작품 부분이 검은색 말고 회색 정도로만 표시해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한 줄평 하자면, 나는 오늘의SF 2권이 나온다면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