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음이
  1. 파블17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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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페미니즘의 도전
글쓴이
정희진 저
교양인
평균
별점9.1 (29)
해맑음이

한참동안 책을 못 읽고, 덩달아 리뷰까지 못 올렸다.

너무 생소하다. 책을 이렇게 오랫동안 멀리했나 싶을 정도로.

그리고 읽어야했던 책도 한 달에 한 권씩 '페미니즘 책 읽기'를 하는데, 그 숙제 해를 넘겼다.

그 시간들 마음이 이래저래 무겁고 힘겨웠던 나날들이었다고 핑게를 대어본다.

시간 약속은 못 지켰지만 다른 책들보다 먼저 읽어냈음에 나에게 토닥토닥, 잘 했어 칭찬해주고 싶다.

페미니즘 책은 읽을수록 더 어려우니 큰 일 났다. 내가 잘 읽고 있나? 싶다.

12월의 페미니즘 읽기 책은 <페미니즘의 도전>이다. 도서관에 없어서 구매를 했다.

구매를 하고도 읽어내지 못했으니 할 말 없음^^;;;;

보통이면 도저히 시간이 걸려 못 읽을 정도면 다른 책으로 갈아타는데, 나는 왜 계속 읽고 있었을까?

이유는 없다. 그냥 읽어야만 될 것 같은 마음 속 부담감 때문인 듯 하다.

나와의 약속과 함께 읽는 분들과의 약속 때문이기도 하다. 

 

페미니즘 책 읽기를 하면서 관심이 많아졌다.

몰랐을때는 나와는 아무 관계없는 학문인 줄 알았는데, 페미니즘에 대한 개념을 알아가면서 이것은

더이상 나와 관계없는 부분이 아님을 깨달았다. 내 삶과 함께 살아가는 관계와 타자로서 무척 민감하며 정치적이었다.

몰랐을 때는 그냥 오랫동안의 관습이려니 하고 아무 문제의식 없이 넘길 사안들이 페미니즘과 연결되니 자연스레

이건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뿌리깊은 젠더 문제를 촉발시키는  또다른 억압이자 폭력이었다.

<페미니즘의 도전>은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을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해 다각도로 다루고 있다.

항상 읽으면서 느끼는 건 불편하다는 것, 하지만 불편하기에 문제인식을 하는거고 그 문제인식에서부터 페미니즘은

젠더간 경쟁과 정쟁의 수단이 아닌것이다. 어떤 한 편의 목소리가 아닌 함께 내어야 될 목소리란 것임을 느낀다.

젠더를 남녀 간 갈등이 아니라 여성(소수자, 타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사회 구성 원리나 재창조 원칙으로

인식한다면 젠더는 이슈나 소재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관이 된다.

젠더를 인식론으로 접근하면, 젠더는 '여성 문제'가 아니라 '남성 문제'가 될 것이다.

 

페미니즘을 남녀에 관한 이슈에 국한하지 않고 삼라만상(인식의 모든 대상)에 대한 새로운 사유 방식, 접근 방식,

논의 방식이라는 인식의 방법으로 이해한다면 ,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젠더 문제를 이슈나 소재로 부풀려 그것으로 페미니즘과 연결시켜 서로를 헐뜯고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페미니즘의 의미도 잘 모르면서 매스컴에서 보이는대로 부정적인 것으로 오해를 한다.

그래서 무지는 위험하고, 근거없는 편견을 만든다. 편을 가르게된다.

한쪽만 보는게 아니라 사회의 모든 현상을 같이 보게 된다면 페미니즘의 바른 정의에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젠더 문제를 이분법적(남성과 여성) 구별이 아닌 '인간'이란 인식에 포함시킨다면 간극이 좁혀질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의 지배 규범, '상식'에 도전하는 모든 새로운 언어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삶을 의미있게 만들고, 지지해준다. (p23)

 

남성의 관점으로부터 여성, '나'를 정의하지 말고, 서구(이성애자,백인,비장애인,부자,서울 사람...)와의 관계로부터

'우리'를 정의하지 말자는 것이다.

여성주의가 주장하는 것은 서구/남성의 대립항으로서 '우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로 이행하는 것이다.

나의 존재를 누구/무엇과의 관계로부터 설명할 것인가, 그 범주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면서 기존의 억압적인 삶의

양식을 재생산하지 않을 수 있을까가 인생의 가장 근원적인 의제가 되어야 한다.

목소리를 내고, 듣는 것이 페미니즘의 기본이라 생각된다.

다른 목소리는 혼란이 아니라 다양성과 창조력의 원천이라 했다.

조금 신선한 뉴스 기사를 접했다. 결혼식에서 신부는 항상 신부대기실에서 새장의 새처럼 꼼짝 못 하고 앉아있고,

부모님과 신랑이 대신 하객을 맞이했다. 그러나 요즘은 결혼식에서 대기실을 박차고 나와 신랑과 나란히 하객맞이에

나서는 신부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고정관념을 깨는 신풍속이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인식의 변화 아닐까.

여성의 경제적 지위 상승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말하지만, 남녀 평등 의식이 깔린 페미니즘의 아주 작은 단면이라

말하고 싶다. 신부의 하객맞이, 목소리를 내었기에 같이 행복할 수 있는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다.

일상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양성 평등이 누구 중심의 평등인가는 언제나 논쟁거리다.

정의(justice)로서 평등한 인권은 같아짐(same)이라기보다는 공정함(fairness)을 추구하는 것이다. (p179)

모든 차별과 억압은 어쩌면 공정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거의 모든 사회 문제의 출발점이 아닐까?

'공정함'이란 단어와 페미니즘의 의미와 자연스레 연결되어진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사회가 공정하면 나라가 흥한다는 학계의 정설이 있다고 말했는데, 꽤 공감가는 말이었다.

누구 중심의 평등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공정함으로 따져야 될 부분이 아닌가싶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닿는 부분이었다. 정의(justice)와 공정함(fairness)란 측면에서 페미니즘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게 된다. 늦었지만 의미있는 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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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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