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중심예란
  1. 2020년(86)

이미지

도서명 표기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글쓴이
루 버니 저
네버모어
평균
별점8.8 (15)
세상의중심예란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은, 오클라오마시티에서 각기 다른 해에 실제로 발생했던 레스토랑 체인 Sirloin Stockade 살인사건(1978년)과 주정부 박람회에서 두 소녀의 실종사건(1981년)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소설이다. 1986년 무더운 8월 여름, 자정을 훌쩍 넘긴 오클라호마 영화관 '피전트 런'에 세 명의 강도가 난입했다. 매니저를 포함한 직원 다섯 명이 강도의 총에 맞아 죽임을 당했고, 오직 '와이엇'만이 살아 남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986년 9월의 어느 주말,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닌 열일곱 살의 '제네비에브'와 다섯 살 어린 여동생 '줄리애나'가 오클라호마주 박람회를 찾았다. 언니는 동생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2012년 10월, 사립탐정이 된 '와이엇'과 간호사가 된 '줄리애나'는 26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의 간극을 뚫고, 와이엇과 줄리애나의 시선과, 각기 다른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줄리애나는 매일 언니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해서 sns를 통해 '오클라호마시티의 추억'에 매달려 있다. 미해결 사건의 담당 형사가 15년 전에 은퇴한 뒤 그 사건을 인계받은 형사와는 1년 전부터 사적인 관계가 되기까지 했다. 당시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던 게임 부스의 축제 장꾼인 '크롤리'는 이미 두 건의 전과가 있었다. 분명 언니에게 마리화나를 미끼로 자신의 트레일러로 초대했지만 그는 부인했고, 언니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줄리애나는 그의 말이 모두 거짓처럼 들렸다. 하지만 26년 흐른 지금, 그가 오클라호마에 다시 나타났다. 어느덧 함께 했던 엄마도 돌아가셨고, 살아있다면 마흔네 살이 되었을 언니를 잊을 수가 없다. 크롤리가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가 잡히기 전, 45분 동안의 진실을...... 줄리애나는 크롤리의 뒤를 쫓아 끈질기게 그의 집까지 간다. 결국 크롤리의 트레일러에 언니가 갔었다는 사실과 이내 어딘가로 다시 떠났다는 얘기를 듣는다.


왜 자신을 홀로 남겨둔 로데오 경기장으로는 돌아오지 않은 걸까?

그리고 30분 뒤에 박람회장의 반대편에 있는 먹자골목에는 왜 나타난 걸까?


와이엇은 그때의 기억을 떨치고자 성과 이름을 모두 바꿨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사랍탐정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그에게 여러 일거리를 소개해 주던 개빈으로부터 두 배의 수익을 보장받고 한 의뢰인을 소개시켜 준다. 의뢰인은 한 고객으로부터 오마하에 있는 클럽을 유산 상속받게 된 행운의 여인인데, 언젠가부터 눈에 띄는 방해와 괴롭힘을 받고 있어 탐정을 필요로 했다. 문제는 의뢰인의 해당 지역이 그토록 잊고 싶었던 오클라호마시티라는 점이다. 26년이란 거대한 세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의 삶은, 붕괴 직전의 상태처럼 위태롭다. 당시 열다섯 살이었던 와이엇을 두고, 경찰에서는 그를 첫 번째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섯 명이 죽었는데 그만이 상처 하나 없이 혼자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범인들과 공모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연히 현장 근처를 지나던 보안관이 강도 두 명을 사살했고, 나머지 한 명은 스스로 총을 쏴서 자살했다. 강도 세 남자의 사진을 봤지만 모두 와이엇이 모르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어째서?

강도들은 다른 사람은 전부 죽이고 와이엇만 살려 두었을까?


표지만 봤을 때는 와이엇과 줄리애나가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지점을 기대했다. 헌데 그들이 만나는 순간은, 와이엇이 탐정 일을 보던 중 기습 공격을 당하는 바람에 줄리애나가 근무하는 병원을 찾았을 때 뿐이다. 소설은, 동일한 시간의 연결선상에서 각기 독립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두 주인공이 과거 사건을 대하는 방법 또한 다르다. 줄리애나는 끊임없이 과거를 소환하고 밀접하게 연결을 지으려 하는 반면, 와이엇은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고 기억까지 모두 지우고 싶어한다. 두 사건의 성격과 양상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남겨진 자들의 고통을 대변하고 수반한다. 소설은 그들의 괴로움을 무겁지 않게 표현하면서도, 감정 흐름을 예민하게 건드리며 묵직한 메시지까지 건넨다. 남겨졌기에 더 크고 복잡한 심정을 대변하는 그 무엇, 과거는 그들에게 평생의 트라우마이자 그리움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긴장감이 흐르는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섬세하고 따뜻하게 잘 짜여진 플롯과 심리묘사, 마음을 울리는 정교한 감동이 여운을 준다.

좋아요
댓글
4
작성일
2023.04.26

댓글 4

  1. 대표사진

    키미스

    작성일
    2020. 1. 20.

  2. 대표사진

    세상의중심예란

    작성일
    2020. 1. 21.

    @키미스

  3. 대표사진

    져니

    작성일
    2020. 1. 27.

  4. 대표사진

    세상의중심예란

    작성일
    2020. 1. 27.

    @져니

세상의중심예란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5.1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4.20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2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4.8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1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0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