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스
  1. 읽고 끄적이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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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하는 습관
글쓴이
메이슨 커리 저
걷는나무
평균
별점8.7 (60)
키미스

하루가 또다른 하루로 이어지는 삶을 살아가다보면 매일 되풀이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즉, 습관이 생긴달까? 하루를 언제 시작하고 몇시에 어떤 일들을 하고 식사로는 무엇을 챙겨 먹는지와 작업을 어느 때에 하면 잘되어서 그 시간을 반드시 지킨다던지 등등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인 이 습관을 한눈에 간략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기록해놓은 책이 있다. 예술가, 그것도 여성 예술가들로만 무려 131명의 습관을 알뜰살뜰 정성스레 모아놓았다.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예술하는 습관

 

 

그들의 습관을 나름 기발한 목차와 함께 기억에 남는 작가들의 재치있는 문장으로 살펴보면...

 

쓰는 사람들의 집필 습관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과 일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 도리스 레싱 p31

 

전 그냥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누구에게나 별난 구석이 있잖아요. - 옥타비아 버틀러 p37

 

단편소설이 하나의 작품이라면, 장편소설은 삶의 방식이다. - 토니 케이드 밤바라 p57


루틴을 지키는 예술가의 엄격한 하루

 

"그래서 이 일을 하는 거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물론 좋아해요. 아니, 사랑하죠." -이사벨 아옌데 p63


아름답고 지독한 글쓰기의 감옥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을 소모시키고, 자신을 건 도박을 하는 거다." - 수전 손택 p94

 

여자들은 대체 어떻게 해냈을까

 

"신념에 충실했어요. 패배자의 운명을 가진 이들의 용기, 강자의 약점, 오해의 비극, 놓쳐버린 기회들을 희극으로 표현하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일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겠어요?" - 페넬로페 피츠제럴드 p153

 

"작가는 항상 단어들의 옅은 안개를 헤쳐 나가며 모든 것을 쓰고, 보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재빠르게 묘사하고, 언제나 주시한다." - 셜리 잭슨 p162

 

좋은 날에도 나쁜 날에도 그냥 쓸 것

 

정신이 녹슬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심각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것이다. 더없이 한탄스러운 허튼소리를 쓸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매일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한두 쪽의 글이 나온다. 그러므로 계속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레이스 뜨기를 제외한 여성의 유일한 희망이다. - 주나 반스 p196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무계획의 자유

 

나는 내가 쓰고 싶을 때 글을 쓴다. - 엘레나 페란테 p206

 

아이디어를 품고 여행할 수 있는 공허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모든 것을 포기하기 쉬워질 때가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 공허의 시간이 닥치면 인생을 즐겁지만 하찮게 만드는 모든 것이 뒷전으로 밀려난다. 이때 개인의 운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예술가의 모험이 시작됐으니까. - 조 앳킨스 p215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고요한 밤이 고민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앤 브래드스트리트 p251

 

영감을 기다리는 시간들

 

쇼팽은 사실상 수정을 하지 않았다. 수정이 불필요하고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전 모든 걸 무의식적 선택에 완전히 맡겨버려요. 다듬는 과정이라는 게 제 작품에는 항상 재앙과도 같았기에 그 과정은 생략했어요. 인위적인 것보다 조잡하더라도 진실한 것을 선호해요." - 케이트 쇼팽 p269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일을 할 수 없었다는 사정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여생을 계획하는 것처럼 일도 계획해서 처리하면 되니까요. 우연히 손에 들어오는 건 없죠." - 캐서린 오피 p298


 

일상과 예술의 균형에 대하여

 

제 관심사는 여자의 시간과 관심을 갉아먹는 집안일들에서 안전하게 멀어지는 것뿐이에요. -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p330

 

사소한 습관으로 불안을 잠재우다

 

일련의 신체운동과 발성운동, 피아노 연습을 한다는 것. p375

 

"무슨 작품을 하든 무에서 시작하는 걸 좋아해요. 그게 아주 위험하고, 처음에는 굉장히 무섭더라도 말이죠. 때가 되면 공포가 사라지고 관심과 호기심이 그 자리를 채워요. 수년 동안 미지의 영역에서 견뎌내는 법을 배웠죠. 바로 거기서 발견이 시작됩니다.- 메러디스 몽크 p376

 

완벽주의자의 무시무시한 몰입

 

"일상적인 일정에서 아주 사소한 것 하나만 틀어져도 나는 완전히 탈선해버리고 만다." - 이디스 워튼 p391

 

"스탈만큼 스스로 깨닫지도 못한 채 한층 더 끊임없이 뭔가를 요구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스탈은 모든 사람의 존재 전체와 매 분 매 시를 자기 뜻대로 사용해야했다. 그게 안 되면 폭풍우와 지진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처럼 폭발해버린다." , 스탈의 오랜 연인인 정치가이자 작가 벤자민 콘스탄트의 말 - 제르맹 드 스탈 p400

 

그밖에도 어디선가 이름을 들어본 듯한 쿠사마 야요이라는 인물도 있었는데 일본의 설치 미술가로 예술을 위해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로 더 유명하고 잘 알려져있는 소설을 쓴 마거릿 미첼도 등장하는데 그녀가 쓴 단 하나의 작품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다는 사실도 매우 흥미로웠다.

 

 

여기에 인용된 문장들외에도 재미난 문장이 많아서 관심과 호기심이 생겼다면 꼬옥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면 좋겠다. 책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단, 급하게 번역한 탓인지 몇몇 문장에서 흐름을 끊는 오타가 있어서 아주  살짝 아쉬웠다. 

 


***

 


이 책에 왜 남성 예술가는 등장하지 않을까? 물론 여성 예술가의 습관을 담은 것이라고 앞서 언급했지만 이 책은 실은 작가의 전작, '리추얼'이라는 책에서 예술가의 습관에 대해 이미 조명한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 그럴 의도는 없었으나 남성 예술가가 여성 예술가보다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그 점을 개선, 보완하고자 여성예술가 관련 자료를 조사 연구한 결과 나오게 된 것이라고 한다.

 

작가 뿐만 아니라 화가, 조각가 등 미술가와 기자 등 글과 예술에 관련된 사람들(18세기 위대한 작가부터 현대에 주목받는 젊은 아티스트까지-뒷표지 참조)을 총망라 해놓았는데 아는 인물보다 모르는 인물이 훨씬 더 많았지만 그들의 일상은 얼핏 같은 것 같으면서도 판이하게 다른, 각자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어 무척 독특하면서도 재밌었고 인물에 따라 짤막짤막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라 보다 더 집중도 잘되고 단편소설처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누군가의 일상과 습관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는 건 책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어떤 의미로는 그들의 습관을 나의 일상에 대입하여 유용하게 활용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습관을 반드시 꼭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참고 삼아 아니, 재미삼아 하나씩 해본다면 분명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나은 내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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