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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1.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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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글쓴이
정재은 저
앤의서재
평균
별점9.6 (31)
밀크티

집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습관처럼 먼지를 털어내고, 때로는 정리에 몰입하며 개운한 느낌이 들지만, 집이라는 공간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이내 잊어버리고 다른 데에 몰입한다. 집은 나에게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소중함을 알지만 중요도에서는 밀리는 그런 것 말이다. 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아, 이런 마음을 가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친다'는 것 말이다. 집은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제일 많은 공간임에도 거기에 대한 사색이 부족했다고 인식하며 이 책을 읽어본다. 저자의 감성을 빌려 이 책《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를 읽으며 집과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정재은. 마흔 넘어 운명처럼 만난 작은 집 덕분에 글 쓰는 사람이 되었다.

집을 통해 나를 알게 되고, 내 삶이 담긴 집을 누리며 '지금, 여기'를 온전히 살아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또 필요하다. 대부분 집을 습관처럼 쓸고 닦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꾸미긴 해도, 그 안에 담긴 나를 찾아보거나 바라본 적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닫아놓은 방에 있는 외면하고 싶은 과거와 한껏 꾸며놓은 공간에 놓인 욕망 같은 것들 말이다. 지금의 공간에서 같이 살고 있는 '과거와 미래의 수많은 나'를 만나는 건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된다. 뭔가 거창하게 말한 것 같지만, 여행이나 달리기, 혹은 대단한 도전 같은 특별한 경험을 통해서가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집'을 통해 삶이 달라지는 일이, 나다운 삶을 찾는 일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그래서 이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이 글이 집에 담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집에 '지금의 삶'을 담는 의미를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집을 통해 비로소 진짜 나를 만났다'를 시작으로, 1부 '살고 싶은 집을 만났습니다', 2부 '집을 통해 나를 알아갑니다', 3부 '집에 내 삶을 담아갑니다', 4부 '집에서 세상 박을 여행합니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버거워하지 않고, 평온한 삶'으로 마무리 된다. 집을 짓는 일 나를 들여다보는 일,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일, 내 방 보상심리의 덫, 도저히 버릴 수 없을 것 같았던 것들과의 이별, 책과 서재 뒤에 숨은 허영, 알맞다는 것의 의미, 내게 취향이란, 힘들이지 않고 집안일하는 법, 집 덕분에 생긴 능력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남 얘기가 아닌 듯 다가왔다. 비슷한 성향이라고 할까. 서재에 대한 생각, 옛날 물건들에 대한 생각 등등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마음을 정리해본다. 얼마 전에 아직 예전 물건은 정리할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마음을 바꿔본다. 부족한 것, 갖고 싶은 물건 등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며 소유에 대해 생각해본다.

불편하지 않음에도 부족하다 느끼는 건 마음이 다른 곳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배고프지 않지만 공복을 느끼는 뇌처럼 말이다. 그 공복을 이기지 못하고, 또는 혀에서만 좋은 순간의 행복이 그리워 먹은 야식들은 결국 해롭다. 몸에건 삶에건 군살을 찌우는 건 좋지 않다. 몸에 찌는 군살은 왠지 내 소관이 아닌 듯하니, 부디 삶에 찌는 군살만큼이라도 잘 관리해야겠다. (101쪽)

이 책은 집어 들자마자 읽어나갔다. 안그래도 먼지 털고 쓸고 닦고 청결을 유지하는 방법을 넘어서서 내 주도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집 안을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들던 차였기에 더욱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얼핏 든 생각에 힘을 얹어주는 주제의 책을 만났을 때 독서에 속도가 붙는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내 미래를 만들어낼 것이니, 더욱 신경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 말이 더욱 마음에 남는다. 나에게도 반짝이는 가르침이 된다. 한 수 배우는 느낌이다.

《쓸모인류》의 주인공 빈센트 씨는 정리 정돈을 "머무는 공간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이라 말한다. 정리 정돈을 잘하기 위해서는 노하우보다는 의무적으로 실천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꾸준히 해서 몸에 배면 결국 삶의 기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쓸모는 결국 오래된 삶의 습관에서 나온다"는 말이, 내게 반짝이는 가르침이 되었다. (134쪽)


곧 다가오는 봄에는 더욱 좋은 기운이 내게 왔으면 하는 바람을 더해 이 책을 읽어나갔다. 집도, 물건도, 내 마음도, 모두 내가 감당할 만큼 덜어내고 보듬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다. 느낌 좋은 에세이를 만나서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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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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