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86)

세상의중심예란
- 작성일
- 2020.3.4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니체와 고흐
- 글쓴이
- 프리드리히 니체 저
스타북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니체와 고흐』는, 스타북스에서 기획된 니체와 고흐 두 위인의 작품을 콜라보 형식으로 기획한 명작을 집대성한 모음집이다. 니체의 잠언을 주제로 하여 아름다움, 삶, 신,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예술가, 니체를 만난다 등의 열 가지 챕터로 정리해 고흐의 작품이 주제와 잘 어울러지는 배경으로 함께 실었다. 이 책에 소개된 두 거장의 작품에는 일체의 어떠한 해설이나 비평도 없다. 오롯이 니체의 문장과 고흐의 그림을 바라보는 독자의 눈과 가슴으로만 그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서 액면 그대로의 프리드리히 니체와 빈센트 반 고흐의 살아생전 작품들을 한 곳에서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니체와 고흐의 이름을 모르는 자는 세상에 없을 정도로 철학과 예술 세계에 있어 그들이 뿌린 영향력은 지대하다. 독설로 가득한 니체의 문장에서는 삶의 지혜와 통찰력이 담겨있고, 영혼의 화가 고흐의 그림 속에는 혼을 지펴 올린 듯한 열정과 고독의 무게가 실려있다.
사람들은 사랑에 목을 맨다. 그러나 소유와 사랑! 이것은 엄연히 다른 관념이다. 하지만 둘은 동일한 충동에서 빚어진 이중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원하는 것을 이미 소유한 자는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권리를 행사한다. 그 때문에 그는 타인들로부터 '강자' 또는 '억압자'로 불린다. 그래서 소유욕은 늘 부정적인 취급을 받는다. 반대로 원하는 것을 아직 얻지 못한 자는 상대적으로 '약자'이며 '소외된 자'로 인식된다. 그래서 사랑은 늘 긍정적인 취급을 받는다. 얻지 못했을 때 그것은 사랑이 되고 얻었을 때 그것은 소유가 된다. _즐거운 학문 (p182)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는 기존의 전통적인 가치를 무너뜨리는 글로 가득하다. 특히 그의 글에는 도덕에 반하는 목소리가 크다. 도덕이 삶을 죽이는 원흉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세계가 비도덕적이라 여기며 그래서 도덕을 헛된 것이라 이름 짓는다. 그가 정의하는 선이란 권력에 대한 느낌과 의지 그리고 권력 자체를 인간 안에서 강화시키는 모든 것이다. 악이란 허약함에서 비롯되는 모든 것이며, 행복은 권력이 증가하는 느낌과 저항이 극복되었다는 느낌을 느끼는 것이다. (p134, _반그리스도)
니체는 평등주의에 반대했고, 민주화 운동와 여성해방운동 또한 타락으로 간주했다. 지성을 강조하는 자에게 반대하고, 삶에 대한 비관론자는 비판했다. 기독교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권위에도 반대했다. 그는 유럽 문명의 종식을 예언했고 새로운 가치 체계를 선언했다. 그러려면 전통의 가치가 파괴되어야 했던 것이다.
고흐를 떠올리면 광기, 권총 자살, 압셍트, 고갱, 잘린 귀, 해바라기, 자화상 등이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여러 직업을 전전한 뒤 마지막 생애 십 여년을 그림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의 초반 화풍은 밀레와 렘브란트의 영향으로 어두웠다면 인상파 영향과 일본 판화를 접하면서 점차 밝은 화풍으로 변화한다. 프랑스 아를로 이주하면서 고흐 특유의 화풍을 피어올린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신을 구원하는 통로였으나, 10여 년 동안 1000점 이상의 그림을 그린 것은 강박에 가까운 자기학대가 아니고서는 헤아리기 힘든 아픈 부분이다. 그의 그림을 보면 삶의 진지함이 묻어나고 눈물부터 난다. 이처럼 다양한 고흐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게 되니 반가운 마음 그지없다. 이 책을 보면서, 니체와 고흐의 공통분모를 한 가지 발견했다. 니체의 사상이 바그너로부터 시작됐고, 고흐는 음악과 미술을 동일시하였는데 특히 바그너의 음악에 심취했다.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와 별이 있는 길>의 비밀은 음악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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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