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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之我...또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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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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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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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9.1 (18)
異之我...또 다른 나

  레이첼 나오미 레멘이 지은 <할아버지의 기도>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란에서는 화려한 무늬로 촘촘하게 짠 카펫에 일부러 흠을 하나 남겨놓는다고 한다. 이것을 '페르시아의 흠'이라고 부른다. 또한 인디언들은 구슬 목걸이를 만들 때 완벽한 구슬들 틈에 깨진 구슬을 하나 꿰어 넣는다고 한다. 전혀 흠결이 없는 목걸이에는 영혼이 담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돌담을 살펴보면, 돌과 돌 사이를 촘촘이 메우지 않고 일부러 엉성하게 빈틈을 둔채 그 틈새로 바람이 지나가게 한다. 겉으로는 금방 무너질 것 같지만 이 돌담은 여간한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 이책, 87쪽 -

 

  '니체 철학'의 핵심 키워드는 니힐리즘, 위버멘쉬(초인), 영원회귀이고, '장자 철학'은 무(無), 진인(眞人), 만물의 순환이다. 이 둘은 2000년이라는 '시간적' 제약과 동서양이라는 '공간적' 제약까지 꿰뚫고서 서로 맞닿아 있다. 그러나 비슷한 듯 다르고, 안 닮은 듯 닮은 두 사람의 철학을 깊이 파고들면 파고 들수록 머리만 아프다. 원래 철학이라는게 가볍게 지나갈 때는 '우와~'하며 탄복을 하게 되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머리만 아플 뿐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잘 웃지 않는다. 특히나 서양철학자들은 말이다.

 

  하지만 다른 철학에 비해서 '니체'와 '장자'는 읽기에 수월한 편이다. 철학의 정수까지는 잘 몰라도 '한편의 재미난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과 장자의 <장자>는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 '철학의 진수'를 담았기에 읽다가 보면 저절로 탄복하는 책이기도 하다. 책을 덮고 나면 그게 뭔지 잘 몰라도 말이다. 그럴 땐 이것 하나만 기억하면 좋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이다' 니체와 장자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다.

 

  이처럼 니체와 장자 철학의 밑바탕에는 '자기애(自己愛)'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읽다보면 흐믓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그리고 어떤 문제든 '직시하라'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죽음'조차 '삶'이니 '죽음'을 회피하려는 자는 '자기 삶'에서 도망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왜냐면 누구나 죽기 때문이라는 당연한 이유 때문이다. 그렇기에 '죽음'을 회피하지 말고 죽음 앞에 '마주서기'를 할 수 있다면 자신의 '삶'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 까닭은 '내일 죽을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늘 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죽음'을 망각하는 순간 자신을 함부로 하며 건강을 해치는 행동도 서슴없이 하다가 끝내 건강을 잃게 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빈틈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빈틈을 매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진정 아름다운 법이라고 말한다. 니체의 '위버멘쉬'나 장자의 '진인'이 바로 그러한 사람들이다. 초능력을 갖춘 완벽한 사람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멋진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흠결'이 있는 사람이 되는 걸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한다. 사실 완벽을 추구하는 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다. 모자란 구석이 있어야 '사람 냄새'가 나기도 하고, 간혹 실수도 해야 '정감'이 가는 법이다. 그런데 세상 모든 철학은 '완벽'을 말한다. 이게 다 플라톤의 '이데아'론 때문인데, 그래서 플라톤이 재수탱이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런 사람에게 <국가>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말이다. 또한 '공자'도 밥맛이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면서 자신은 칠순이 넘도록 살았다. 그러면서 정작 공자가 '노장사상'을 비판하는 대목을 들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현대인은 철학자들도 아닌데 너무나 '완벽한 삶'을 꿈꾸곤 한다. 10대에 완벽한 스펙을 쌓아 20대에 명문대에 입성하고 30대에 대기업에 안착해서 '고수익'의 안정적인 삶을 계획함 40대에 완벽한 가정을 꾸려 50대에 은퇴를 하고 60대 이후부터는 안락한 삶을 꿈꾸는 이상적인 삶을 지향한다. 그러기 위해서 초등학생 때부터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도록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 20대에도 취직과 알바, 그 사이의 간극을 초월하기 위해 청춘을 허비하고 30대에 안정된 삶을 꾸려가려고 자신의 건강까지 해쳐가며 애쓴다. 40대가 되어선 파김치가 되어 건강마저 잃어버리고서는 50대가 되기도 전에 자녀들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으로 '노후대책'은 마련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60대에 손주들 뒤치닥거리나 하며 '빈곤한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도대체 왜 이러고 사느냔 말이다. 결국 이러기 위해서 그렇게 바쁘게 살아왔냔 말이다. 니체와 장자가 말한다. '완벽'하려 하지마!! 사람은 누구나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러니 '노력'은 하되 매달리지는 말란 말이야!!!! 그리고 그 '노력의 방향'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를 테면, '봉사하는 삶'은 어때? 세상엔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너만이 가진 '재능'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이 반드시 있을 거란 말이야~ ...이렇게 말이다.

 

  철학은 절대로 '경전'을 달달 외우려 들 필요는 없다. 그저 읽고, 깨닫고, 실천하면 그뿐이다. 행동하지 않는 철학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니체와 장자가 말한다.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완벽하지 못함을 인정하라고 말이다. 그러면 적어도 스트레스는 사라질 것이다. 부담을 덜고 인생을 즐기라고 말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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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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