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긋
  1. 신날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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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말들
글쓴이
김은경 저
유유
평균
별점7.7 (39)
싱긋

# 습관은 복리다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을 읽기로 하고서도 도서관에 못 가니 아쉽다. 오프라인 서점이나 동네서점의 책은 뒤적거리면 책이 상할 수 있어 도서관 탐방을 정기적으로 하며 손과 발 닿는 대로 둘러보는 버릇이 있다. 그 과정에서 뜻밖의 관심사와 몰랐던 내 마음을 알아차리곤 한다. 거의 삼 개월 만에 도서관이 안심대출서비스를 제공해 반가우면서도 샤갈의 그림처럼 도서관을 누비지 못하는 나머지 사서님들이 부럽다.

 

  <습관의 말들>은 저자가 예스24서점의 나도 에세이스트 심사위원과 동명이인이라 우연히 읽게 되었다. 유유 출판사의 말들 시리즈 중 하나로 습관에 관한 백가지 짤막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관련 (최근) 책 구절을 인용하며 솔직하고 건강한 기운이 감도는 저자의 생각들을 풀어놓는다. 글발이 뛰어나 시원시원한 구성력이 돋보인다.

 

# 지금 주위를 한번 둘러보시길. 혹시 내 습관의 결과로 만들어진 풍경이 있는가? 있다면 내가 선호하는 풍경인가?

 

  프리랜서가 된 이후의 변화와 시간 관리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남일 같지 않다. 뚜렷한 소속 없이 생활하다보면 밤낮이 뒤바뀌기 쉽다. 잃어버린 아침을 되찾고자 이번 주부터 아침형 인간으로 지냈더니 계속 피곤하고 혓바늘이 돋고 컨디션도 꽝이다. 그래도 66일만 반복하면 루틴이 될 테니 계속 노력해볼 참이다.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란 게 가족에게 자기 방은 전자파 하나 흐르지 않게 관리한다는 원성을 들은 기억이 났다. 노트북도 방에 들인지 오래 되지 않았고 침실 겸 서재에는 침대도 없다. 방에 들어가면 바로 책을 펼치게 되어 있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게 아니라 더 신기했다. ‘디지털 방해를 되도록 근절하고 의지보다는 환경위주로 루틴을 짜왔음이 드러나 뿌듯했다.

 

# 내가 있던 자리를 간단하게라도 정돈하고 비우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설 때 단정함과 고요함을 만날 수 있다... 간혹, 있던 자리로 다시 돌아오지 못해도 그 자리에 마음에 걸리는 것 하나 남기지 않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나도 체크인 한 호텔방처럼 깔끔히 정돈된 고요한 방을 꾸리고 싶다. 한번 손에서 놓으면 다시 집중하는데 삼십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하니 저자처럼 작업과 휴식 공간을 집 안에서도 (작더라도) 구분을 둬보면 좋을 듯하다. 성실하고 근면함이 수반되어야 하는 일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 특히 집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시간관리, 공간 인식과 전환에 세심하여야 한다

 

  아이에게도 학교에 가지 않아도 씻고 옷을 갈아입고, 공부할 때는 스마트폰을 밖에 두라고 권했는데 책을 읽으니 그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이 불고 황사가 심해도 규칙적으로 나가 걷는 것도 명랑한 생활(윤리)에 도움이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말이라 아이와 함께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소리내어 돌아가며 읽었다. 아이만할 때 읽었던 책이라 추억도 돋고 묵독이 아니라 신선했다. 오십쪽 읽고 아이는 잠들어버렸지만. 첫술에 배부른 일은 없고 시작이 반이라고 우겨본다.^^

 

  요즘 들어 굵직한 노트에 일기나 편지나 그림을 매일 꾸준히 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욱 강해진다. 원래 흔적 남기는 것 자체를 꺼려해 책에 밑줄을 긋거나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형광펜 칠을 하지 않는다. 따로 메모하면서 읽고 리뷰를 쓴 뒤 메모한 종이는 버린다. “반복되는 일상은 너무 소소하고 평범해서 기록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며 자연히 흩어져 버릴 것 같기에 이제부터라도 다른 방법을 모색할 필요를 느낀다.

 

# 아무리 오랜 삶의 습관도 건강에 따라, 바뀐 형편에 따라 달라진다. 나이를 먹는다는 순리에 따라서도 할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삶의 방식이 있다.

 

   언제부턴가 나빠지는 체력에 대한 신세한탄이 생활화되어 버렸다. 흐릿한 시야와 허리 통증과 어깨 뭉침과 만성피로.. 그러다가 머리에 안개가끼는 치매 이야기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오늘이 가장 젊고 최선인 몸 상태를 유지하는데 신경을 써야겠다. 그리고 기력 떨어질 때마다 찾는 단것과 카페인의 그림자 위안에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달 말 어느 리더의 하회탈과 하울링에 눈과 귀가 오염됐었는데 다른 정치인의 연설로 성난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힐 수 있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막말이나 폭언에 시달리지 않고 싶다. “나이를 먹으며 손바닥만 한 여유를 지키지 못해 마음 사나워지는 일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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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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