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를 나누다
Joy
- 작성일
- 2020.5.2
녹나무의 파수꾼
-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저
소미미디어
오랜만의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저자의 책 중, 아니 내가 읽은 책들 중 단연 상위에 랭크되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맥락이 닿아있다는 책 소개에 망설임 없이 집어든 책이기도 했다.
주거 침입, 기물 파손, 절도 미수로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던 레이토는(왠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나온 인물들과 겹쳐지는 대목이다) 존재 자체도 알지 못했던 이모님 치후네의 도움으로 석방된다. 물론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치후네는 그에게 앞으로 할 일을 제안, 아니 지시를 내린다.
"그쪽이 해야 할 일...... 그건 녹나무 파수꾼입니다." p.39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녹나무 파수꾼이 된 레이토가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치후네와의 어색한 거리를 좁혀나가면서 녹나무의 기념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시간을 풀어낸다.
“맞아요. 그믐날과 보름날 밤이 기념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날입니다. 다들 그것을 아시기 때문에 그 날짜를 중심으로 예약을 하시는 것이지요.”
“적합하다니, 그건 무슨 얘기죠?”
“말 그대로의 의미예요. 기념의 효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효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거예요?” p.96
550 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를 만난 이후 처음 든 소감은 솔직히 조금 아쉽다는 것이었다. 이야기의 소재가 주는 녹나무의 신비로움이나 인물들간에 느껴지는 감정선은 다 읽은 후 따뜻한 느낌을 주지만, 인물들간의 관계나 그 설정이 촘촘하게 엮여 있어서 읽으면서 앗, 어떻게 이런 생각을! 감탄을 하며 읽었던, 그간의 소설들에 비하면, 다소 평면적인 인물들과 전체적으로 예상되는 전개였다고나 할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거기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느낌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지만, 그의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았던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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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