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하늘과책
- 작성일
- 2020.5.6
번아웃 레시피
- 글쓴이
- 이누카이 쓰나 저
벤치워머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를 말한다는 '번아웃'. 이 책이 밥을 하긴 지쳤고, 배달은 지겨워 눕기 직전 체력으로 만들 수 있는 집밥 레시피를 주제로 한다는 점이 관심을 가지게 했다. 밥은 하기 귀찮고, 힘든데 먹기 싫다는 마음과 다르게 배는 고픈 상황에 뭐라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편하다고 먹는 인스턴트 식품 말고, 인스턴트식품을 활용하더라도 집밥스러운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저자 역시 제목만 보고 책을 집어 든 당신은 분명 지쳐있을 거라며 외식은 비싸고, 편의점 음식은 질리고, 슬슬 손으로 만든 따뜻한 밥을 먹고 싶고,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레시피를 담았다고 한다.
요리할 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레시피를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다 보니 구성에도 독특한 점이 있었다. 보통 요리책은 요리 재료별로 분류를 하거나, 찌개 · 탕 · 구이 · 볶음처럼 조리법에 따라 분류를 하거나, 손님 초대처럼 상황에 따라 레시피를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책은 잔여 체력 별로 분류를 했다. PART 3과 번외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파트가 시작되는 부분에 배터리 남은 양이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다. PART 1은 남은 HP가 5% '이제 난 끝났다' 싶을 때 힘을 주는 밥상이다. 체력의 남은 힘이 고작 5%, 요리를 하기에 너무 무리인 상황에서도 만들 수 있을 만큼 초간단 레시피가 담겼다. 전자레인지로 한 번에 밥과 면을 만들고, 냉동 우동을 비롯한 냉동 식품 활용, 불 없이 덮밥을 만드는 초간단 레시피를 소개한다.
PART 2는 주방에 설 기운이 아슬아슬 남은 순간, 20% 정도의 체력이 남았을 때 만들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소개한다. 조리한 내열 접시 그대로 먹어 설거짓거리를 줄이거나 비닐봉지에 재료를 전부 넣고 조물조물해서 전자레인지만으로 음식을 완성하고, 미리 손질, 냉동해 놓은 채소나 통조림을 활용한 레시피, 달걀 프라이마저 전자레인지로 한 방에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이 있다.
PART 3은 남은 체력이 60%로 뭐라도 만들어보자 결심할 때 추천하는 레시피다. 체력이 그래도 많이 남은 상태이니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할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한다. 하지만 여전히 원칙은 설거짓거리를 줄이고 좀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령이 기반이 된다는 점이다, 토마토를 자르기 귀찮다면 방울토마토를 활용하고, 칼 대신 주방 가위로 자른다. 가위로 음식을 자르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일본도 가위를 많이 사용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번외 편은 남은 체력이 80% 이상으로 조리 도구를 활용해 동시에 두세 가지 요리가 가능한 한상차림 만들기를 소개한다. 그래도 전자레인지로 밥을 만들고 냄비로 국을 끓이고, 전기밥솥에 모든 재료를 넣고 취사 모드로 조리하는 등 조금이라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법을 기본으로 한다.
각 파트 마지막에는 칼럼이 수록되어 있는데, 총 3가지 칼럼이 있다. 첫 번째 칼럼에서는 추천 레토르트 식품 10종이 소개되어 있는데 저자가 일본인이라 일본 제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두 번째 칼럼이 유용하다. 보관용 냉동 채소 만들기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실파?대파, 피망, 부추, 가지 등 7가지 채소를 냉동 보관하는 법을 알려주는데 버섯은 냉동하면 감칠맛이 살아나 좋다. 이미 여러 책에서 버섯을 냉동하면 감칠맛이 좋아진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을 다루고 있었다. 세 번째 칼럼에서는 뜨거운 물만 부으며 완성되는 1분 수프와 국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책 사이즈도 작고 가벼운 편인데, 그래도 각 요리를 할 때 주의해야 할 포인트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요리 과정을 줄이고 번거로운 설거지까지 고려한 정보를 담았다. 다만 저자가 일본인이라 멘쯔유, 폰즈간장, 가다랑어포, 오차즈케 가루 등 일본 소스나 식재료를 많아 사용한다는 점과 치킨스톡이 들어가는 레시피가 제법 많아 간단한 레시피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료 구비가 덜 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기본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이므로 그런 포인트를 적용해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메뉴 자체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지만 푸짐하고 든든한 레시피들을 주로 소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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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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