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스
  1. 읽고 끄적이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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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글쓴이
오수완 저
나무옆의자
평균
별점9 (18)
키미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책, 도서관, 서점, 책과 관련된 굿즈에 이르기까지! 책과 관련된 그 모든 것들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일단 책이 많은 곳에 가면 집에 읽지못한 책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 두 권은 꼭 집어오고-심지어 이중에는 이미 빌려 읽은 책인데 소장하고파서 사는 경우도 있다-좋아하는 분야의 책들이 있는 책장에선 쉬이 눈길을 거두지 못하며 괜히 더 많이 더 오래 기웃거리게 된다.

 

그리고 도서관은 집에 읽을 책이 많은 관계로 안 가면 안 갔지 매주에 한번은 꼭 가게 되며 다 읽든 못 읽든 빌려와서는 다시 가서 꼭 연장을 해오고 몇 번의 연장 끝에서야 그 책은 지금 읽을 책이 아닌 것으로 판명, 결별한다. 서점은 없는 곳도 있는지라 큰 도시에 나가게 되면 서점이나 책방은 반드시 꼭 들려야하는 장소이고 자주 애용하는 온라인 서점 역시 매일 매순간 접속상태이며 책 구매시 따라오는 사은품 굿즈 또한 반드시 데려오게 마련이다. 이렇듯 책, 책, 책이라면 좋아하다못해 '책과 관련된 책' 역시 자꾸만 궁금해하는데 여기, 최적의 조건을 갖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을 만났다.

 

제16회 세계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결코 사라지지않을 책과 삶에 바치는 애서가의 연서!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근데 제목이 좀 의아하다.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이라닛?! 데려오지는 못할 망정...이라고 할 수 있을법한 제목이지만 여기엔 나름의 사정이 있다.(지금부터 그 사정을 알아보자!)

 

인구 11만8천의 그리 크지 않은 도시, 호펜타운엔 클라우스 반디멘이 재산을 기부, 건립한 반디멘 재단의 도서관이 있다. 각지에 제각각 특화된 도서관들이 많은데 호펜타운의 이 도서관은 '어디에도 없는 책들을 위한 도서관'이란 특색을 가졌다. 그도 그럴것이 재단의 많고 많은 도서관들 중  재단의 무관심과 방치로 재정 상태가 악화되어 책을 사진 못하고 '기증'받기 시작했는데 일반 책들보단 자신들이 직접 쓰고 만든 '사가본'의 기증이 대다수여서 어쩌다보니 정말 '어디에도 없는 책들을 위한'이란 표현에 걸맞는 도서관이 되어버렸다.

 

여튼 그러한 사가본 중엔 빈센트 쿠프만이 기증한 희귀본 컬렉션도 있었는데 재단의 결정으로 도서관이 문을 닫게 되자 기증받은 사가본은 돌려주게 된다. 헌데 빈센트 쿠프만은 찾아가지 않아 그의 기증 도서는 도서관에 고스란히 남게 되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호펜타운 반디멘 도서관의 마지막 사서이자 관장 대리인 에드워드 머레이가 도서 애호가이자, 책벌레, 책도둑(p17)이기도 했던 그와의 추억을 담아 그 책들을 '빈센트 쿠프만 컬렉션에 관한 카달로그'라 명명, 그 책들을 위한 글을 남긴다. 서평같기도 하고 해설서 같기도 하며 또 책표지 화집 같기도 한 카달로그를... .

 

 

이 카달로그엔 알림을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도서관과 관련하여 그곳을 드나드는 다양한 인물들, 이 세상 어디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흥미로우면서도 신기하고도 재미난 책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조금 식상한 은유지만 사람은 우주다. 사람은 책이다. 한 사람의 깊이는 우주의 깊이와 같다. 그 깊이를 헤아리기 위해서는 그를 오래도록 읽고 또 읽어야 한다. 그는 새롭게 계속 쓰여지며 끝나지 않는 책이다. 그리고 어떤 책은 시간이 흐르며 더욱 새롭고 흥미롭고 신비로워진다. 그런 책을 읽어나가는 건 기쁨과 흥분을 주는 모험이다. p88

 

과거에 읽은 책을 생각할 때 우리는 우선 책의 물성, 그중에서도 책의 시각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표지의 느낌은 곧 책의 느낌이다. p145

 

기억의 왜곡은 소설 속 인물에게서, 작가에게서, 그리고 독자에게서 일어난다. p167

 

모든 독서는 딸림이 아니라 으뜸이며 나비가 누군가의 꿈일 수 없듯 한 독서는 다른 독서의 그림자가 아니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동시에 책을 쓴다. 그것이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p170

 

독자가 자신만의 환상적이며 사실적인 책들의 목록을 만들기를, 그리고 그 책들을 찾아 나서기를, 즉 그것을 직접 쓰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p234

 

참고로 에드워드 머레이가 쓴 카달로그의 책들 중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책은 '이 책을 빌리지 마라'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순식간에 빠져들어 적극 공감하면서 단숨에 읽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호기심으로 읽게 되지만 애정을 갖고 만나게 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랬다.

 

'도서관'이라는 글자만으로도 호기심을 마구 불러일으키는데 '소설'이라니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엄청 궁금해졌다. 헌데 마치 암호처럼 느껴지는 의문투성이의 목차를 보고는 왠지 가까이 다가가기엔 너무 먼 책과도 같았지만 본문을 읽어나가다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가까이 더 가까이 어느틈엔가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해서 목차가 조금만 더 친근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영어는 굳이 표기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지극히 개인적인 아쉬움이 들었다. 목차만 살피고 내용을 읽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그치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목차가 왜 그러했는지 이해가 되면서 책이야기 같기도, 각각의 단편 같기도 한 내용에 거침없이 푹 빠져들며 또 책 속의 멋진 책표지와 일러스트는 글과 함께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책과 수많은 독자들을 위한 근사한 카달로그,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꼬옥 한번 펼쳐보길!

어디에도 없는, 어쩌면 언젠가 쓰여질 나만의 책이 궁금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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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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