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Kaze
- 작성일
- 2020.5.21
이번 달은 뉴요커
- 글쓴이
- 홍세림 저
21세기북스
이 책은 유튜브 채널 <샒의 삶>을 운영하는 홍세림 씨가 4주간의 뉴욕 여행을 담은 책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 셋과 함께 첫 2주를, 두 명이 돌아가고 친구 하나와 함께 남은 2주를 보낸다. 책은 날짜대로 진행되지만 DAY20까지 있다. 그 이유는 단순히 날마다의 기록이 아니라 뉴욕에서 해보고 싶었던 스무 가지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는 내용을 담기 때문이다. 마지막 버킷리스트 '뉴욕에서 책쓰기'를 완수하면서 책은 끝난다.
결론부터 말하면, 꽤 괜찮은 책이었다! 유튜버도 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글 자체는 평범했지만, 여행의 일수가 많은만큼 많은 대리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고 같이 떠난 친구들과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재밌었다.
며칠 전 따로 포스팅을 남기기도 했던 이야기인데, 공연 <슬립 노 모어>를 관람 후 저자와 친구들과의 모습을 만화로 나타낸 것이다. 저자는 공연이 잘 이해되지 않아 화가 나는 반면 친구들은 새로운 경험이라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저자는 이해를 하기 위해 한 번 더 공연을 보러 갔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내가 보여서 웃음이 나왔다. 나도 이해되지 않는게 생기면 화가 나는 타입이다. 그리고 이해될 때까지 잡고 놓지 않는다. 아마 내가 이 공연을 봤다면 (솔직히 영어가 짧아 애초에 보러가지 않을 것 같지만) 저자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 같다. 저자뿐 만 아니라 주위의 친구들도 내 친구들과의 대화를 보는 것 같아 더 생생했다. 아, 그리고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러스트가 귀여워서 마음에 들었다. 책 첫 페이지에는 한 장 짜리 스티커도 있는데 쓰기가 아까울 정도다.
많진 않지만 여행에 도움이 되는 팁들도 있었고, 제법 사진도 많아 볼 맛이 났다. 중간중간에 자신이 직접 기입할 수 있는 공간도 있는데, 그것은 썩 실용도가 높아보이지 않았다. 끝부분엔 저자의 한 달 가계부를 통째로 공개하는데, 실제로 여행을 갈 때 참고가 될 만해 보였다. 팁이라고 하기엔 뭣 하지만 꽤 공감가는 부분을 따로 적어 보았다.
나에게는 낯선 식당에서 음식을 시키는 나름의 방식이 있는데, 그 가게의 제일 대표적인 시그니처 메뉴와 취향이 담긴 조금은 특별해 보이는 메뉴는 조합해 주문하는 편이다. 실패하지 않는 안정성과 약간의 도전 정신이 반씩 담겨 있달까? (p.143~144)
여행을 하면서 이것저것 사 모으거나 쇼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중략) 좀 더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쇼핑을 하고 싶다면 나처럼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그것과 관련된 상점을 여러 군데 돌아보는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p.173)
나에게는 나름의 몇 가지 쇼핑 철학이 있다. 일단 한국에서 살 수 있는 아이템은 굳이 사지 않는 편이다. (중략) 하지만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더라도 훨씬 저렴하고 그 이상의 가치 혹은 실용성이 있는 아이템이라면 구매한다. 예를 들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이나 옷 등의 잡화가 거기에 속한다. 그 나라에서 산 아이템을 입고 여행을 즐긴다면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p.201~202)
그리고 유튜버의 삶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몇 년 사이에 유튜버가 직업으로 생겨나고, 일반 회사원보다 몇 배의 돈을 버는 유튜버들을 보면서 '쟤들은 맨날 놀면서 돈은 왜 저렇게 많이 버냐'라고 안 좋게 보는 사람이 많다. 물론 나도 어느정도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유튜버들이 결코 일을 하지 않으면서 돈을 벌지는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도 영상 편집을 해본 적이 있어서 알지만 영상 편집은 제대로 하려면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또한 끊기지 않고 영상을 생산해내야 되기 때문에 편집 - 촬영 - 편집 - 촬영이 반복된다고 한다. 저자도 '일상이 일'이라고 말했는데, 오히려 일상이 일이기 때문에 힘든 점도 많을 것이다. 저자가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날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여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라는 영상을 촬영했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저자가 털어놓는 솔직한 고민을 보며 유튜버의 고민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글이 특색 있는 것은 아니다. 소소한 팁은 있지만 엄청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좋았다. 뉴욕에서 한 달 살기라는 값진 경험을, 그것도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하는 저자를 보면서 부러웠다. 소소한 이야기, 많은 사진 등을 보며 좋은 대리경험을 할 수 있었다. 책을 덮는 순간 나도 마음에 맞는 친구와 여행을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특히 해외여행은 현실적으로 힘든 지금 친한 친구의 생생한 여행기를 듣는 느낌이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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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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