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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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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군주론
글쓴이
니콜로 마키아벨리 저
스타북스
평균
별점9.6 (27)
플라뇌르

고전은 읽을 때마다 매회 마음에 와닿는 바가 다르다. 그것이 고전을 읽는 묘미이기도 하지만 이번 <군주론>을 읽고나서는 앞서 느꼈던 바와 간극이 컸기에 좀 혼란스러웠다. 마키아벨리가 숨을 거둔지 이미 500년이 넘었다. 그가 남긴 저서이외에는 굉장히 한정적인 자료들, 그리고 또 나름 그에 대해 전문가라고 손꼽힐 연구자분들이 재해석한 자료들로만 판단해야하기에 아쉬운 점이 있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마키아벨리 평전>을 꼭 읽어보리라 다짐했다. 그에 대한 숱한 오해를 풀고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공화정 옹호, 시민군 양성,

군주로서의 처세술 설파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세 가지


<군주론>은 모두 2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부터 14장에서는 군주국과 군대에 대해서, 나머지 15장부터는 군주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군주론>의 절반 이상의 분량을 할애해 군주국과 군주국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마키아벨리가 진정으로 말하려고 했던 것은 바로 9장 '시민 군주국'일 것이다. '시민 군주국'의 또 다른 이름은 '공화국'이 아닐까? 마키아벨리는 귀족의 추대가 아닌 평민의 지지를 받아 민중에 뿌리를 박고 일어선 군주야말로 확고한 기반위에 설 수 있고 모든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12장과 13장의 군대의 내용과 적지 않은 관련이 있는 듯 하다. 그 당시 피렌체의 집권층들은 시민군의 필요성을 인식은 했으나 군인이 된 시민들의 칼날이 종국에는 자신들을 향해질 것이 두려워 용병을 고용하고 원군 지원요청을 통해 전쟁을 치뤘다고 한다.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을 꿰뚫은 마키아벨리는 로마제국 등의 예를 들어 자기의 군대 양성해야함을 주장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키아벨리는 나머지 12장에 걸쳐 군주로서의 마땅히 해야할 처세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이 아마도 교황청의 금서 목록에 등재되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감히 추측해본다. 신의를 저버려야할 땐 과감히 저버릴 것, 짐승의 방법으로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말 것, 사랑받는 군주보다는 간악한 방법으로 두려운 존재가 될 것 등 어찌보면 이 세상을 밑지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교활한 처세술인 것 같지만 15세기 무렵의 어지러운 정세에 놓인 피렌체에서는 자신의 나라를 지키고 시민들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군주가 되는데 더할 나위 없이 필수적인 행동강령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그런 카드를 꺼낼 줄 아는 지도자가 되라는 이야기라는 것을 꼭 기억해두자.

마키아벨리를 현재의 언어로 표현해보자면 '돌직구'를 날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흙수저'정도가 되지 않을까? 또한 그는 자신을 저버린 (그것도 두 번이나!!) 포르투나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열정으로 가득찬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는 거침없는 그의 화법때문에 살아 생전에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에 안타깝기도 하다.

아직까지도 그의 저서를 자신의 악행을 정당화하며 면죄부를 주는데 이용하는 몇몇 지도자들, 그리고 지난 날의 나처럼 그의 책을 교활한 처세서로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이번에 내가 느낀 바 중 꼭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은 마키아벨리는 군주론 옹호자는 아니었다는 것, 그는 강력한 군주가 아닌, 공화정을 꿈꾸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메디치가의 군주정에 차선책으로 꺼내든 것이 바로 시민을 바탕으로 한 시민 군주국이며 외세의 침입에 흔들림없는 강한 군주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써내려간 책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마키아벨리즘은 몰라도 마키아벨리는 다시 평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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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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