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다

ena
- 작성일
- 2020.6.13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 글쓴이
- 정승규 저
반니
우리나라 저자가 쓴 책이니 반갑고, 꽤 수준이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책이라 더 반갑다. 이 책을 통해서도 우리나라 과학교양서의 수준이 깊고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약에 관한 일반적인 얘기와 더불어 12가지 약에 대한 얘기를 나누어 13개의 장에 담고 있다. 항생제, 말라리아 치료제, 환각제, 소염진통제, 마취제, 근이완제,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B, 스타틴(콜레스테롤 강하제), 혈압약, 비아그라, 표적 항암제. 이런 것들이다.
이 중 환각제를 ‘인류를 구한 약’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머뭇거려질 수 밖에 없지만, 나머지 약들은 정말로 인류에게 반드시 필요했던 약들이다. 비아그라 역시 어떨지 모르지만 그 문제로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했던 약이라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나 개인에게만 한정한다면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마취제, 아마 비타민 B와 프로바이오틱스까지 복용하거나 주사로 처방받았던 약이고, 혈압약도 얼마 전부터 복용하고 있는 약이다. 나머지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약들의 효용성 만큼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아마 언젠가는 스타틴 계열의 약을 복용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고, 근이완제나 항암제와 전혀 무관할 것이라고 자신할 수도 없다. 이런 약들로 구한 인류의 수와 앞으로 구할 수 있는 수, 그리고 우리 삶이 향상된 정도를 상상해 보면, 이런 약들을 개발해 온 과학자와 의학자들에게 고개를 숙여야만 한다.
약학을 전공하고, 연구 쪽에도 잠깐 있었고, 역사를 좋아하는 저자인 만큼 과학과 역사가 잘 버무려져 있다. 읽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과학적인 충족감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역사에 해박하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듯이 꼭 필요하지 않은 역사 얘기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두세 군데 있는데, 뭐 그것도 그리 과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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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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