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iseeman
- 작성일
- 2020.6.14
공부하는 삶
- 글쓴이
-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저
유유
이 책의 저자는 공부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소명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마치 수도자와 같은 삶의 자세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자신을 저명한 신학자이자 스콜라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1224~1274) 연구자로 소개하면서, ‘공부’라는 주제를 소재로 삼아 <공부하는 삶>에 대해 다양한 관점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기본적으로 기독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공부하는 자세를 마치 수도사적인 삶이 전제되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1920년에 저술된 책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저자가 말하는 공부란 신학에 토대를 둔 학문 분야라고 짐작된다. 따라서 공부하는 사람은 지성인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진지한 자세로 지성인다운 소명과 덕목을 바탕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이 저술된 1920년대 유럽에서의 ‘공부’란 아마도 전문 학자를 지칭한 것으로 여겨지며, 특히 기독교적 바탕으로 신학을 연구하는 자신의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리하여 1장과 2장에서는 각각 ‘지성인의 소명’과 ‘지성인의 덕목’을 제목으로 내세워, 학자는 곧 지성인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예컨대 아퀴나스의 전언을 근거로 공부하는 이들에게 ‘결코 기도를 포기하지 마라’라는 조언을 하고, 나아가 ‘모든 공부는 영원에 대한 공부다’라는 등의 기독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고 이해된다.
이처럼 공부하는 이를 ‘지성인’이라고 지칭하면서 그 소명과 덕목에 대해서 논하고, 이어지는 3장에서 ‘삶의 구성’이라는 제목으로 공부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일상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에 대해서 상세히 논하고 있다. 물론 그 전제는 청교도적인 삶의 자세가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4장에서는 ‘공부를 하는 시간’이라는 제하에, 시간 활용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16가지 조언’을 바탕으로 삼아, 그 내용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공부하는 삶의 자세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공부의 영역’이라는 제목의 5장에서는, 일단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토대로 자신의 전공 분야를 정해서 깊이 탐구하라는 조언이 제시되고 있다. 아퀴나스의 삶을 본받고자 하여 이른바 ‘토마스주의’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 역시 공부를 하는데 신학적 태도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더욱이 공부를 하면 ‘필연적으로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있음을 주지시키면서, 자신의 전공에 대부분의 시간과 힘을 쏟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어지는 6장에서는 ‘공부하는 정신’이라는 주제로, 공부하는 이의 마음가짐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의 중심 내용은 7장 ‘공부의 실천’에 있다고 파악된다. 그 내용을 ‘읽기’와 ‘기억하기’ 그리고 ‘노트하기’로 나누고, 이들이 공부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임을 강조한다. 특히 ‘읽기’에서는 처음에는 가급적 폭넓은 독서로 시작하지만, 공부를 지속하면서 자신의 전공 분야를 정한 후에는 그에 대해 깊이 있는 독서를 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자신이 읽은 내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하며, 그 방법으로 메모를 해서 그 내용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잘 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마도 당시에는 책과 자료를 읽고 정리하는 것이 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기 때문이라고 이해된다. 물론 지금도 다양한 정보에 대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하는 것은 학자뿐만 아니라,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습관이 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8장에서는 쓰기를 비롯하여 ‘생산적인 작업’과 관련된 다양한 항목들을 제시하고, 마지막 9장에서는 ‘공부와 품성’의 연관성을 논하고 있다. 대체로 신학을 전공하는 저자의 역할로 인해서, 서술하고 있는 내용이 특정 종교와 관련된 수도자적 생활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도드라진 특징이다. 하지만 그러한 요인들을 참고하면서 저자가 제시하는 공부의 방법에 대한 조언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대학원생들이나 논문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지침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꼭 학자가 아니더라도, <공부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책의 내용들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저자가 소개하는 내용을 어떻게 자기화해서 실천하는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하겠다.(차니)
* 예스블로그 이벤트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에 대한 리뷰.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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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