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1. 201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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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걸리버여행기
글쓴이
조나단 스위프트 저
현대지성
평균
별점9.2 (313)
이야기

"... 자네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일세. 자연이 일찍이 땅 위에 기어 다니도록 허용한 벌레들 중에서 말이야."(162쪽)


잔혹 동화가 유행을 했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도 알고 보면 무섭고 끔찍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어릴적 TV에서 본 <걸리버 여행기>는 소인국에 간 걸리버가 요정처럼 작은 사람과 사는 이야기로 환상적이고 멋진 이야기였다. 커서 <걸리버 여행기>는 저자 당시의 사회와 정치를 풍자한 풍자문학이라는 정도만 알았지 이정도일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지독한 염세주의자라는 말에서 짐작했어야 했는데 '염세주의자'라는 말을 이 완역본을 읽고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표지 뒷장에 "이 작품의 의도는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화나게 만들려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적혀있는데 화까지는 아니고 역한 감정까지는 들었으므로 어느 정도는 성공한 셈이다. 아무튼 <걸리버 여행기>를 다 읽고서 재밌고 즐거웠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1726년 출판 당시 인기와 논란을 일으켰고 신랄한 묘사로 내용이 삭제되거나 금서까지 되었다는 뒷표지의 글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19세기 초 <걸리버 여행기> 원작의 거친 표현과 풍자를 삭제해 아동문학으로 발표했다는데, 그 아동문학을 접하고 만화영화를 보며 걸리버와 소인국을 사랑했던 독자이자 시청자로서 소감을 말하자면, 아동문학으로 내놓은 것은 잘못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신감과 실망감이 가득하다고나 할까.(이정도면 화가 난건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자신과 걸리버를 동일시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책에서 각 나라를 여행하며 왕에게 걸리버가 전하는 말과 각 나라의 교육과 사회, 정치제도를 이상적으로 그리는 것을 보며 작가의 의사와 전혀 다른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걸리버가 전하는 온갖 부정적인 인간 세상의 모습에 맞장구치며 대단한 풍자라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는 공감하고 동의할 수가 없다. 왜 그렇게까지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가?! 왜 그렇게 불만이 많은가?! 라고 생각하는 쪽이랄까. 그리고 조너선이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었는지 모르겠는데, 걸리버는 냄새에 굉장히 민감해서 사람의 냄새를 못견뎌한다. 후이늠국에서 돌아와서 아내나 자식들의 냄새까지도 견디지 못한다. 작가의 독설 중 가장 끔찍한 것은 인간을 풍자한 야후에 대한 묘사였다. 나는 야후를 다룰 때는 역겹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이 참 싫었다. 그 다음에는 노인에 대한 독설이었는데 인간인 것이 비극인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야 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고 부모가 계신데 노인을 모두가 작가의 독설처럼 생각한다면 사람인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사람인 것이 허무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있다. 제 1부는 우리가 잘 아는 릴리펏(소인국) 여행기로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고, 이곳의 교육에 대한 묘사는 스위프트의 이상을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은 귀족과 고관대작의 남자아이, 여자아이, 신분이 낮은 남자아이, 여자아이, 그리고 농부와 노동자들의 자녀의 교육으로 나누어 묘사를 하는데 남녀의 구별은 있지만, 차별은 하지 않는 것이 인산적이었고, 신분에 따른 차별적 교육은 당시 사회를 벗어나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제 2부는 브롭딩낵(거인국) 여행기로 거인이기 때문에 걸리버는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거인국의 왕은 지적이고 호기심이 많아서 걸리버와 대화를 즐기는데 걸리버는 영국의 사회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거인국의 왕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제 3부는 라퓨타(날아다니는 섬), 발비나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로 이름도 아름다운 라퓨타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역주를 보니 스페인어로는 '창녀'라는 뜻이란다. 어디가서 라퓨타 참 아름다운 말이라고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변적인 사람을 풍자하는 나라로 이 나라의 왕을 비롯 귀족들과는 대화조차 하기가 힘들다. 너무 자신들의 생각에 빠져서 대화가 끊기기 마련이고 이 때마다 시종들이 깨워줘야 한다. 글럽덥드립은 '마법의 섬'인데 망자를 불러낼 수가 있고 죽은 자는 진실만을 말한다. 그리고 럭낵 왕국을 방문하는데 이곳의 스트럴드브럭에 대한 묘사로 노인을 풍자하는데 나는 슬픈 마음이 들었다. 제 4부는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로 인간에 대한 풍자로 야후가 등장한다. 선장 자격으로 출항을 하게 된 걸리버는 중간에 브리스 출신의 포콕 선장을 만나는 데 '그는 정직한 사람이고 훌륭한 뱃사람이었지만, 다소 지나치게 자신의 의견을 확신했다. 그와 같은 성격을 가진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것이 그가 파멸한 원인이 되었다."(271~272쪽)라는 말이 나온다. 왠지 나의 파멸의 원인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지나치게 내 의견을 확신하는 일'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말의 나라에 도착해서 말들과 지내게 된다. 이곳에서 야후(인간의 풍자)라는 짐승을 부리는데 야하우에 대한 묘사는 역겹기 그지 없다. 그 외에도 말과 영국의 사람들에 대한 대화는 당시 사회가 아무리 부패하고 그 것을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다해도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것을 알았다는 것으로 이 책을 읽은 보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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