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고독한선택
- 작성일
- 2020.8.1
작은 아씨들
- 글쓴이
- 루이자 메이 올콧 저
윌북(willbook)
작은 아씨들은 초등학생 때 읽었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때 읽은 책은 줄여서 편집한 내용이었을 테고 1, 2부 중 1부만 다루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당시에는 작은 아씨들이 1부와 2부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냥 다 읽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자식이 서넛 되는 집이 많아서 마치 집안의 네 자매가 많다고 보지는 않았고 우리 집의 내 여동생들보다 많이 얌전한 편이라고 느꼈던 감상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이 책은 작은 아씨들의 1부와 2부를 다 담고 있으므로 그야말로 완결판이라고 하겠다. 900쪽이 넘는 분량이라 읽는데 시간을 꽤 잡아먹기도 한다.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탓인지 아니면 저작권 시효가 만료된 영향―작년에 저작권 시효가 끝났는지 어떤지는 모른다― 때문인지 여러 종의 번역본이 쏟아져 나왔다. 영화를 보려고 마음을 먹으면서 잊고 있던 내용을 되살리고자 책을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SNS에도 어떤 번역본이 좋은지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올라왔고 그중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책을 선택했다. 여성주의 관점을 많이 반영한 번역이라는 정보도 선택의 한 기준이었다.
책의 내용은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의 성장기이며 성숙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미국의 남북전쟁으로 네 자매의 아버지이자 목사인 마치―그의 First Name은 나오지 않는다―는 종군하게 되고 어머니와 자매들은 아버지 없는 집을 지키며 서로 간에 우애와 갈등, 생활에의 순응과 한정된 조건 하에서의 자아 발현 등을 드러내며 알콩달콩 성장한다. 그 와중에 이웃의 또래인 로리와의 우정과 지원이 엮이는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낳는다. 1부의 끝에서는 아버지가 돌아온다. 2부가 시작되면 네 자매는 이제 어린 모습을 벗어나 각자의 삶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책은 독자층을 넓히는 방향을 추구한다. 베스는 병으로 죽고 나머지 셋은 자기와 어울리는 상대를 맞아 결혼을 한다.
한 삼십 년이나 사십 년 전에 읽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한참이나 들어서 읽어서 그런지 그냥 오래된 느낌이 나는 소설로 다가온다. 작가인 올컷이 여성의 권리 향상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책에도 그런 관점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하는데 청교도 느낌이 물씬 나는 내용이 강하게 다가와서 보수적이며 불편하다는 인상을 더 많이 받았다. 책이 처음 나오던 당시에 읽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는 한데 지금 관점에서는 열광할 수준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길다는 생각도 들고.
책 뒤쪽에는 작가에 대한 정보와 등장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다. 아울러 이 작품이 영화화된 이력을 정리하고 있어서 별도의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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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