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에서 지난 2014년에 방영한 것이다. 방송 당시에는 보지 못했지만, 이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루고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어 다 보지 않았으며, 이번에 책을 빌리려다 해당 서적을 보기로 했다.

책에서는 6개국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로마, 몽골, 영국, 네덜란드, 미국까지. 개인적으로는 방송분을 일부 축약한 만큼, 생각보다 맥락이 이어지지 않았다. 또한, 접근법의 차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역사적인 사건에 중점을 뒀다. 이를테면, 로마는 포에니 전쟁, 몽골은 유럽침공, 영국은 잉글랜드-스페인 전쟁, 네덜란드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 과정, 미국은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만 주로 다뤘다. 정작 해당 국가가 어떤 발전기를 가졌는지 제대로 조망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여러 국가를 동시에 언급한다는 것부터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뼈대를 제시하지 않고 지엽적인 사건만 알린 부분은 상당히 아쉽다.

반대로 전쟁에 대해 궁금하다면 볼 만한 책이다. 포에니 전쟁과 잉글랜드-스페인 전쟁은 상당히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영국이 해적을 위시로 해상력을 키워가는 과정을 짤막하게 제시하면서도 전쟁 과정을 잘 언급하고 있어서다. 당시, 잉글랜드가 어떻게 전쟁을 준비했는지 잘 제시하고 있다. 함선 구축부터 스페인과 차별점을 두문서 다른 방식으로 배를 만들었다.

쉽게 말하면 일본의 아다케와 조선의 판옥선인 것처럼 스페인은 선박을 붙인 후 백병전에 돌입하는 유형이었고, 잉글랜드는 함선에 포를 탑재해 나섰다. 원거리 공격을 통해 스페인을 제압했으며, 이후 북대서양 제해권 장악에 나설수 있었다. 당시 영국은 스코틀랜드와 왕위를 합치기 전이라 엄밀히는 잉글랜드-스페인 전쟁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다.

네덜란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책에서 다룬 국가 중심으로는, 앞서 언급했다시피, 특정 사건에 집중했으나 네덜란드는 상대적으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이 나름 잘 제시되어 있다. 이를 통해 네덜란드가 어떤 방식으로 도약기에 접근했는지 뼈대를 잡을 수 있었다. 추후 '강대국의 조건: 네덜란드'를 보면 좀 더 확실하게 이해가 될 것 같다. 네덜란드는 스페인이 알함브라 칙령(천주교만 종교로 인정)을 내건 사이 사상적 자유를 갈망했으며, 본격적인 항쟁에 나섰고, 이후 독립을 쟁취했다.

추후 잉글랜드와 연합을 통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너트렸으며, 이를 통해 대서양을 오가며 자본을 모을 수 있었다. 비록 작은 지역에 불과했던 네덜란드는 오히려 주체적으로 나서면서 발전된 국가가 됐고, 오히려 영국에 앞서 대서양을 활보하는 국가로 군림했다. 이베리아반도 국가들이 먼저 대항해시대를 열었다면, 이를 네덜란드가 가장 먼저 이어 받은 셈이다. 특히나, 여러 생각을 폭 넓게 인정하면서 많은 이들을 불러모았고, 당대의 금융 중심지가 되면서 부의 축적과 함께 자유로운 국가의 대명사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강대국의 조건 시리즈'를 좀 더 권한다. 강대국의 조건이 당시 국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발전상은 확실하게 언급하고 있어서도 당대를 관통하는 변혁이 무엇인지, 또 이를 토대로 각 국이 어떻게 발전의 계기로 삼았는지 정도는 간단하게 알 수 있다. 강대국의 조건에 앞서 이 책을 통해 일시적인 흐름과 전쟁의 양상을 알아가고 싶다면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책의 특성상 지엽적인 부분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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