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

떽띠한호빗
- 작성일
- 2020.8.28
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 글쓴이
- 정덕현 저
가나출판사
책 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어요.
드라마에서 어떤 대사를 들었을 때 정말 딱 이 표현.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드라마는 영상미와 배우의 비주얼이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역시나 대사가 공감이 되야 재밌더라고요.
굳이 명대사가 아니더라도 엇!! 하는 순간 있잖아요. ^^

"뱃심충전이 필요한 날이라면 자부하건대 치킨보다 이 책이다."라고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가 평을 써주셨네요.
정말 딱 맞는 평인 거 같아요.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정덕현님이 쓰신 글이라 그런지 공감대가 되는 내용들이 많았어요.
대중문화는 위인들만큼이나 우리네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표현 딱입니다요!!

프롤로그에 쓰인 글도 맞아맞아 했어요.
우리가 처한 어떤 현실을 이겨내게 해주는 삶의 드링크 같은 존재.
드라마를 통해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슬기로움과 위로를 얻을 수 있지요.
드라마 작가들은 천재들이라는 생각을 줄곧 해오던 저라서요.
정말 드라마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는다고 할까요?
최근 드라마 중에 인생드라마라고 생각했던 것이 <눈이 부시게>, <동백꽃 필 무렵>, <싸이코지만 괜찮아>이거든요.
작가의 표현력이 정말 저를 마구마구 울렸던~~~

이태원 클라쓰도 정말 재밌게 본 드라마죠.
저는 웹툰으로 먼저 봐서 살짝 재미는 덜했지만요. ㅎㅎ
웹툰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져.
장근원에 맞서 싸우는 박새로이의 계획은 십오년짜리.

계획대로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만 해도 아이와 온라인 계획과 공부 계획 다 짜놓고서 흐지부지 될 때가 많은데.. ㅋ
계획을 벗어난 일들은 계획을 전제로 해야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죠.
무계획보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리를 기분 좋게 해줍니다. ^^

인생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대사입니다.
대단한 날은 아니구.에 완전 공감!!
저는 옛날 일 생각할 때요.
정말 평범했던 그런데도 행복했던 그날의 풍경과 냄새 그런 것들이 떠오르거든요.
여기서도 밥 짓는 냄새, 노을 이런 대사가 나오져.
특별한 날만이 기억에 남는 게 아니에요.
어떤 아주 평범한 날 대단한 날이 아닌 그런 날이 잔잔히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혜자는 아들이 다리를 잃기 전, 남편이 살아있던 그 평범한 시절이 떠오르는 거죠. ㅠ ㅠ

정말 독특한 소재였던.
시계를 돌려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결국엔 그것은 혜자의 기억의 왜곡이었지만..
후반부로 올 때까지도 정말 시계가 그런 줄로만 알았다죠.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뭔가 가슴이 찡~~~
정덕현님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를 떠올릴 때 의외로 대단할 거 없는 것들이 떠오른다고 해요.
함께 목욕탕 갔던 거, 맛있는 음식 먹었던 거, 제주도로 놀러 갔던 기억 등..
대단한 일이 아닌데도 우리의 기억들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겨두는 걸 보면 그것이 어쩌면 우리네 삶에서 진짜 대단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네요.

동백꽃 필 무렵에는 정말이지 공감되는 대사가 많이 나오져.
저는 이 드라마를 인생드라마라고 얘기하는 것이.. ㅠ ㅠ
엄마를 많이 생각나게 하더라고요.
엄마의 희생 같은 거요.
동백이도 아들을 위해 희생하고,
동백이 엄마도 동백이를 위해 희생하고..
늘 엄마한테 툴툴거리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너무 가난해서 어쩔 수 없이 보육원에 동백이를 맡겨야 했던 정숙의 마음. ㅠ ㅠ
그래도 딸을 위해서 보험도 들어놓고..
정덕현님 어머니는 예전에 여관을 하셨나봐요.
좁은 카운터에 앉아 있었던 엄마 생각이 많이 나시나봐요.
저도 엄마가 목욕탕을 하셔서 늘 좁은 카운터에 앉아 계신 모습이 안쓰러웠거든요.
책을 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나네요.
시집 오기 전에 목욕탕 좀 많이 봐드릴껄 하면서요. ㅠ ㅠ
여전히 좁은 카운터에 있는 엄마께 죄송~~

응답하라 1988 정말 공감이 많이 되죠.
물론 저는 그 시절 초등학교 1학년이라 사랑으로 공감을 받은 건 아니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들이 뭔가 다 공감이 돼요.
어찌됐건 저도 그 시대를 살았으니까요.

정환(류준열)이 덕선(혜리)에게 말한 대사죠.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우리가 사랑을 할 때 이런 적 있지 않나여?
뭔가 풋풋한 사랑을 하던 그 시절이 떠오르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아이도 있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늘었을 뿐.
온통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내 신경은 신랑이겠져? ㅋㅋ
둔감해진 것이 아니라 익숙해진 것일테고요.

에필로그 제목이 아주 맘에 쏙 드네요.
드라마 한편이 때론 우릴 숨쉬게 한다. ㅎㅎ
드라마가 우리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죠.
대사 한마디가 저마다의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게 하고,
그것이 현재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게 해주겠져.
역시 대중문화평론가의 글이라 주옥같습니다요.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 저처럼 많은 공감을 느끼실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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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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