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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
- 작성일
- 2020.9.4
언어의 뇌과학
- 글쓴이
- 알베르트 코스타 저
현대지성
언어는 세상과 자아를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언어는 대우주를 이해하는 창구이면서 동시에 소우주인 뇌를 이해하는 창구이기도 하다. 언어가 주의력, 학습, 감정, 기억, 의사 결정 등을 포함한 다른 인지 영역들과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기에, 뇌과학은 언어학과 심리학과 서로 교집하는 공통분모가 상대적으로 다른 학문에 비해 더 크다. 신경촬영 기술을 활용하는 신경심리학과 신경언어학이 대표적이다.
언어 행위는 운동과 더불어 뇌의 신경가소성을 명확하게 입증해준다. 뇌의 신경회로는 매일의 행동과 습관, 경험에 의해 구조적으로 기능적으로 변화하거나 재구성된다. 일테면 외국어 학습과 새로운 운동 취미는 뇌를 변화시키고 재구성하는 가장 좋은 예다.
자기공명영상 실험, 양전자 단층촬영, 자기뇌파검사 등 신경촬영법 기술과 관련 실험 도구가 없었다면 언어 처리에 관여하는 뇌 영역은 개척이 어려운 황무지로 남았을 것이다. 가령 경두개 자기자극술과 수술 중 피질 전기 자극술은 본래 치료 용도인데, 특정 뇌 영역의 간섭 여부 확인에도 쓰인다. 경두개 자기자극술은 우울증, 편두통, 간질 등의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수술 중 피질 전기 자극술은 신경과학 교과서에 감초처럼 나오는, 뇌가 우리 몸 전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한눈에 나타낸 그림인 호문쿨루스를 확인시켜 준다.
뇌의 언어 처리와 습득 과정을 살피는 학자들은 모국어 같은 단일언어 사용에 대한 연구는 물론, 외국어 같은 이중언어나 다중언어 현상에도 주목하고 있다. 저자 알베르트 코스타는 이중언어 분야의 권위자인데, 영어와 스페인어,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 스페인어와 바스크어를 이중언어로 사용하는 집단을 주로 연구했다. 영아의 모국어 습득 과정에 대한 연구, 실어증 환자를 비롯해 다양한 뇌 손상을 입은 사람들에 대한 언어 행동 연구를 통해 뇌의 인지 능력과 정보 처리 과정, 그리고 언어를 주관하는 뇌의 특정 영역에 대한 신비가 차츰차츰 밝혀지고 있는데, 이중언어 사용자나 다중언어 사용자에 관한 연구는 언어활동과 뇌의 상호작용 과정을 한층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가령 이중언어를 하면 뇌가 어떻게 변할까. 이중언어 경험은 뇌 구조화에 어떤 혜택이나 문제가 있을까.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발병하면 언어 능력은 어떤 식으로 저하될까 등등, 이런저런 호기심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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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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