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모모
- 작성일
- 2020.10.11
어른들의 거짓된 삶
- 글쓴이
- 엘레나 페란테 저
한길사
'거짓말, 거짓말. 어른들은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 작가인 엘레나 페란테. 나에게는 낯선 작가이나 저자의 전 작품에 대해서는 극찬이 쏟아진다. 심지어 언론에 나타나지도 않고 오로지 서면으로 인터뷰를 허락해 여전히 신비에 쌓인 존재다. 어쩌면 반 호기심으로 끌렸는지도 모르고 제목을 본 순간 뭔가 꺼내지 말아야 하는 것을 드러내는 위험한 존재인거 같아 책을 펼치면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소설은 화자인 조반나가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시작한다. 당시, 교사인 부모님과 평범하게 학업에 충실하게 살아가던 조반나는 우연히 아버지가 자신이 고모를 닮아간다는 걱정스러운 말을 듣는다. 그때까지 외가친척을 제외하고 아버지 친척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기에 이 순간부터 고모가 궁금해졌다.
이것이 발단이었다. 조반나는 어떻게서든 고모를 만나려고 했고 부모님은 반대를 하고 하지만 결국 고모를 만나게 되었다. 부모님과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빅토리아 고모. 억세고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엔초가 누워 있는 무덤에도 조카를 데리고 간다. 입만 열면 오빠(조반니 아버지)를 욕하는데 딸로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그저 묵묵히 듣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다 나쁜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조차 알려주지 않는 사랑이랄까? 자신이 엔초와 사랑했던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고 어린 조반나는 당황을 하지만 뭔가 다른 고모의 매력에 끌리게 된다.
조반나에겐 안젤라와 이다 자매라는 친구가 있으며 이들 부모도 조반나 부모님과 친분이 있는데 어느 날, 고모가 부모님을 잘 관찰하라는 그 한마디에 조반나는 관찰을 했고 뜻밖의 모습을 보게 된다. 식사초대로 안젤라 집에 도착한 가족들은 안젤라의 아버지가 식탁 밑으로 자신의 엄마의 발목을 잡는 그 순간을 목격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가 안젤라 엄마와 15년 동안 내연관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순간에 두 가족은 행복이 아니 그동안 유지하던 가정이 깨졌다. 믿었던 부모 그렇게 고상하게 보였던 아버지의 이중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조반나는 자신을 망가뜨리려고 시작한다.
여기에 고모가 사랑했엔 엔초라는 남자는 알고보니 아이가 세명이나 있었던 유부남이었다. 그럼에도 남자를 사랑했던 고모, 결국 조반나의 아버지로 헤어지게 되었다고 하나 진실은 모르겠다. 다만, 고모가 죽은 엔초의 아내와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었다. 조반나는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가정이 있으면서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는 아버지를 보며 화가나고, 매일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며 소리를 친다. 정말 조반나가 완전히 무너질까 걱정이 되었는데 줄리아나(죽은 엔초의 딸)와 만나는 로베르토를 본 순간...이들과 전혀 다른 자신의 거친 모습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바라보기 시작한다. 엄마도 아빠도 모두도. 그렇게 변해가면서 줄리나아와 로베트로가 행복하기 바랐는데 ..어느 새 자기도 모르게 부모님처럼 아니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거짓말 인생처럼 되어가는 것을 알았다. 처음으로 가까이 두고 싶은 로베르토 그러나, 타인의 행복을 지켜주려는 몸부림이 안타까웠다. 자신을 괴롭히는 빅토리아 고모의 행동은 애정인지 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고모도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며, 엄마는 이제 안젤라의 아버지와 가까이 지낸다. 이런 상황에서 조반나는 그저 바라볼 뿐이다.
소설은 단순하게 보면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가 떠오른다. 이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와 내연의 관계가 되었고 아버지가 말한 친척에 대한 거짓말과 빅토리아 고모가 조카에게 주라고 한 팔찌. 팔찌는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가지게 되면서 그들의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도구인거 같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다시 고모가 가져간 팔찌 그리고 다시 줄리아나에게로 주어진 팔찌. 팔찌 때문은 아니나 초라한 자신의 모습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줄리아나...10대인 조반나가 이들을 상대하기에 벅찼다. 그저 이 환경에서 조반나가 방황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꿋꿋한 모습에 힘이 났으며 10대의 심리를 흡입력 있게 써 내려가 읽는 내내 빨려 들어갔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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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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