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nayahj80
- 작성일
- 2020.10.18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리커버 양장본)
- 글쓴이
- 정희재 저
갤리온
꽤 오래전부터 신경 쓰이는 일이 있었다. 서로 미루고 있던 일이었지만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모르는 거 투성이라 홀로 고군분투하며 하나씩 정리하면서도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하루를 보내야 했다.
이만큼 나이를 먹었으니 당연히 내가 책임을 지는 게 맞지만
아주 가끔씩은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 홀로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거기에 일까지 몰려들면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많은 데 시간은 또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그럴 때마다 이 책을 한 번씩 펼쳐보았다.
나답지 않게 책을 이렇게나 오래도록 읽은 적이 있었던가.
일상의 담담한 이야기에 지친 마음을 조금씩 위로받았다.
힘겨운 삶에 든든한 내 편이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한 장씩 읽어 나갔다.
같은 글귀를 여러 번 읽어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새롭게 느껴진다.
열심히 잘 살고 있다 말하며 지친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 같아 눈물이 났다.
유독 약해진 마음에 자칫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될까 스스로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야 할 때
아직 가장 행복한 시절이 오지 않았기를 바란다는 글귀에 마음이 요동친다.
이까짓 마음고생은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거라 마음속으로 외치며
기분 좋아지는 상상을 한다. 한고비를 넘기고 또 다른 고비를 넘겨 어느새
힘겨웠던 문제들은 하나씩 답을 찾았다.
아직도 내 앞에는 일이 쌓여있고 완전한 답을 찾으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책 속 문장들을 가슴에 담고 웃으며 오늘을 살아가련다.
p. 247-248
살아 보니 행복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이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비정규직이었다. 내일 몫까지 미리 쌓아 두기 힘든 것, 그게 행복이었다. 어쩌다 하루 행복을 공치는 날이 있어도 오래 불행하지 않았다. 다음 날 벌어 다시 따뜻해지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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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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