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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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글쓴이
신예희 저
드렁큰에디터
평균
별점8.8 (58)
책읽는베토벤

이 작가의 글을 이전에 읽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잡지 않았으리라. 책 제목만으로는 좀 거슬리니까. 그런데 작가의 글투와 마음 쓰임을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 기대가 되었다. 말 그대로의 돈지랄을 할 사람은 아니리라는 것을 믿었고, 돈지랄이라는 말로 풀어낼 유쾌한 일상이 어떠할지 궁금하기도 했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수다는 공허할 때도 있고 깊은 울림을 던져줄 때도 있다. 에세이스트라고 하는 작가들의 글에서 이 두 가지는 독자의 취향에 따라 잘 구별하는 게 좋은데 이 작가의 글은 내게 좋은 쪽이다. 그래서 다행이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작가가 30대 초반 정도이리라 여겼는데 40대 중반이라고 한다. 아주 젊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읽는 글은 새로워진다. 나이를 잊게 하는 젊음의 싱싱한 기운이 글에 담겨 있다는 것이고, 작가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건 독자가 보기에도 좀 부러운 일이고,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능동적인 태도와는 별개로 젊은 영혼의 한 쪽 정도는 늘 갖고 살고 싶으니까.   


책 제목처럼 작가는 돈지랄을 보여 준다. 그런데 이게 꽤 귀여운 돈지랄이다. 이런 정도의 돈지랄이라면, 이런 돈지랄로 자신의 일상을 끌어 올릴 수 있다면, 요즘처럼 사방이 막힌 듯한 시절을 견디는 방법으로는 퍽 유용할 것 같다. 


글을 읽으면서 내내 내가 저지를 수 있을 돈지랄의 영역을 떠올려 보려고 했다. 딱히 떠오르지 않아서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려고 했다. 돈을 쓰겠다는데 왜 사고 싶은 게 안 떠오르느냐고. 화장품도 향수도 신발도 가방도 옷도 전혀 필요하지 않고 직장에 다닐 때 열심히 사 모았던 각종 문구용품들은 아직도 넉넉하게 남아 있고. 


아, 그렇구나, 돈지랄도 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는 모양이구나, 해 본 사람이라야 할 수 있는 것이겠구나, 생각만으로도 이토록 서투른 나로서는 작가처럼 따라 해 본다고 해서 썩 행복해질 것 같지는 않겠나, 그냥 남들이 하는 돈지랄을 구경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겠구나... 


책은 얇지 않은 편인데도 줄간격이 넓은 편이어서 글 분량이 아쉽다. 작가의 유쾌한 수다, 듣는 동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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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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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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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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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읽는베토벤

    작성일
    2020. 10. 31.

    @행복한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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